우리銀 경영권 매각 유찰 전망… 하영구 회장 선임 파행 가능성

교보생명이 28일 우리은행 경영권 지분 매각 입찰에 불참할 가능성이 높음에 따라 우리은행장 인선에도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하영구 전 한국씨티은행장의 은행연합회장 내정설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는 전국금융노조가 28일 오후 예정된 이사회와 사원총회를 원천 봉쇄키로 해 파행을 예고하고 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유효경쟁 성사 가능성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전략 노출을 피하기 위해 입찰에 참여하지 않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현재 해외 투자가들의 의견을 최종 수렴하고 있다”면서 “아직 최종 결론을 내리지는 않은 상황”이라고만 말했다.

교보생명은 앞서 지난 18일 이사회와 25일 경영위원회를 잇달아 열었지만 참여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

정부는 예금보험공사의 우리은행 보유 지분 56.97% 가운데 경영권 행사가 가능한 지분 30%를 일반 경쟁입찰 방식으로 매각하고, 나머지 26.97%는 차익획득을 목적으로 하는 투자자들에게 희망수량 경쟁입찰 방식으로 팔 예정이다.

우리은행 경영권 매각은 유찰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12월 말 임기가 끝나는 이순우 우리은행장 연임 여부 등도 복잡한 방정식을 띠게 됐다. 지난 27일 행장추천위원회를 처음 연 우리은행은 오는 12월 9일 이사회 전까지는 후보자를 최종 내정할 계획이다. 현재 이순우 행장 연임설과 서강대금융인회(서금회) 출신인 이광구 부행장 선임설 등이 나오고 있다. 앞서 이 행장은 우리은행이 민영화될 때까지 임무를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유찰되면 매각 때까지 소임을 다하도록 해야 한다는 시각과 매각 불발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시각이 엇갈릴 전망이다.

은행연합회장 선임 역시 28일 총회에서 최종 결정될 예정이나 파행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하 행장 내정설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는 금융노조는 민주적인 절차를 통한 차기 연합회장 선임을 요구하면서 이사회 및 총회 자체를 원천 봉쇄키로 했다. 이날 임기가 끝나는 박병원 연합회장이 당분간 직무를 유지할 가능성도 있다.

이관범·박정경 기자 frog7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