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잠수함 개발 경쟁이 가열되는 가운데 국내 기술로 설계·건조하는 3000t급 중(重)잠수함 국산 개발(장보고Ⅲ) 사업이 27일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수직발사관 등을 탑재해 전략무기로 불리는 3000t급 중잠수함은 사거리 1000㎞, 1500㎞ 국산 순항미사일인 현무-3B와 현무-3C 등 잠대지(潛對地)미사일을 수직발사관에서 발사하도록 설계된 전략무기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이날 “경남 거제 대우 옥포조선소에서 황기철 해군참모총장과 고재호 대우조선해양 사장, 국방과학연구소(ADD), 방위사업청 등 관계자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장보고Ⅲ 사업의 본격적인 생산 시작을 알리는 강재 절단식(Steel Cutting)을 가졌다”고 밝혔다.

해군참모총장이 함정 강재 절단식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잠수함 선체에 사용되는 강재 절단식은 조선소에서 배를 건조하는 첫 공정으로 설계, 기술검토를 끝내고 본격적인 생산을 시작하는 의미로 그동안 회사 자체 행사로 치러져왔다.

유영식 해군정훈공보실장은 “3000t급 잠수함 개발은 최첨단 선박 건조 능력을 전 세계에 과시하는 의미가 있다”며 “업체 혼자 힘으로 기술적 난관을 돌파하기보다 사업 성공을 위해 해군과 ADD, 방사청 등이 적극적으로 기술지원을 하는 국가적 사업으로 총력전을 펴겠다는 의미로 해군참모총장이 참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대우조선해양 측도 “3000t급 잠수함 개발은 조선소가 생긴 이래 가장 큰 도전”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3000t급 중잠수함 개발의 가장 큰 난제였던 어뢰발사관 개폐기술과 축전지인 공기불요(空氣不要)기관(AIP) 연료추진체계 등의 핵심 설계기술을 확보했다. 20여 개 국내 방산업체들이 잠수함 부품 제작에 참여해 80% 이상의 국산화율을 달성할 계획이다. 2018년부터 2029년까지 총 9척의 중잠수함을 건조해 노후한 209급 잠수함을 대체하는 장보고Ⅲ사업은 2018년 초도함 진수식, 2020년 해군 인도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