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사업청이 26일 선체고정음파탐지기(HMS 소나)의 부실 납품 논란을 빚은 수상함구조함 통영함(ATS-Ⅱ)과 소해함(MSH-Ⅱ) 사업과 관련, 납품업체에 계약해지를 통보하고 재공고 방침을 밝힘에 따라 전력화 시기의 차질이 불가피했다. 방사청·납품업체 간 법적 소송전으로 비화할 경우 실제 전력화까지는 2년 이상 장기간 늦춰질 전망이다. 통영함 및 소해함 사업은 방사청이 천안함 폭침사건 등을 계기로 긴급 발주하면서 추진된 사업이다.

방사청 관계자는 이날 “납품업체인 미국 H사가 소나의 성능을 복구할 능력이 없다고 판단해 통영함 1척과 소해함 3척의 HMS 소나 관급장비 계약해지 예정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통영함에 장착된 MS3850 소나의 성능을 개선하기 위해 새로 탑재된 상용품인 SH-90 소나는 작전요구성능(ROC)을 충족하기 힘든 이종품”이라며 “이르면 내년 초 신규 소나 납품을 위한 재공고 절차를 밟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계약 해지 통보 기간은 50일이다. 이에 따라 통영함·소해함을 합쳐 624억 원 대의 부실 소나 납품 여파로 1척당 1600억 원 대의 수상함구조함(2척), 소해함(3척) 등 5척의 해군 구조·기뢰제거 전력화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또 소나 납품업체인 H사는 계약해지 시 개선 장비에 들어간 소요비용 등에 대한 배상 청구 등 법적 소송도 불사하겠다고 밝혀 방사청은 통합관리사업팀(IPT) 직원들의 비리 연루에 이은 부실 사업관리 책임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H사 관계자는 “방사청은 애초 선택한 MS3850 형상을 유지한 채 장비 성능 개선을 요구했으며 통영함에 탑재된 SH-90은 미국 국방부의 군사규격(MIL-STD) 시험을 거친 후 시험평가하기로 했다”며 이같이 법적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통영함 소나를 신규사업으로 재추진할 경우 ROC 재검토와 제안요청서(RFP) 작성부터 제안서평가, 시험평가, 협상 및 해상 시운전에 최소 2년 이상 걸릴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장비 소요비용과 비슷한 예산이 추가돼 중복 투자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HMS 소나와 수중 300m까지 줄로 연결되는 예인체로 구성된 소해함 탑재 소나(MVDS)도 교체될 경우 내년 말로 예상된 소해함 전력화 일정 역시 2년 이상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