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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는 일본에서 30주년 콘서트를 할 겁니다.”

최근 일본 입국을 거부당한 후 이를 공론화하며 문제를 제기한 가수 이승철(사진)은 이미 다음 행보를 고민 중이다. 그와 비슷한 일을 겪은 다른 가수들이 향후 일본 활동에 제동이 걸릴 것을 우려해 침묵을 지켰던 것과는 사뭇 다르다. 이승철은 “내가 가수인 것을 알고 있었고 같이 간 아내까지 입국을 불허했다. 독도 관련 발언을 한 한국 연예인들의 리스트를 확보하고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를 찬찬히 훑어 보면 일본이 ‘오버’한 측면이 많다. 지난 8월 이승철이 독도에서 탈북청년합창단과 부른 ‘그날에’는 남북통일을 염원하는 노래였다. 사사건건 대립하는 남북이 독도 문제만큼은 한목소리를 내기 때문에 이곳에서 통일송(song)을 부를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제 발 저린’ 일본이 이승철에게 시비를 건 셈이다.

그는 “내년 초 광복 70주년을 맞아 탈북청년합창단과 다큐멘터리를 제작 중인데 그 일환으로 독도에서 함께 노래를 불렀다. 이번 일을 계기로 독도지원센터 건립이 재추진돼 기쁘다”며 “일본의 반응에 굴하지 않고 내년에는 월드 투어를 준비하며 일본 도쿄(東京)와 오사카(大阪)에도 갈 생각이다”고 덧붙였다.

내년 데뷔 30주년을 맞는 이승철의 화두는 ‘화합’이다. 그래서 ‘원 네이션(One Nation)’ 캠페인을 추진하며 ‘그날에’를 발표했다. 지난 8월에는 유엔본부와 미국 하버드대학에서 이 노래를 불렀고 일본 입국 거부 사태 이후 음원을 무료로 배포했다. 그는 “‘그날에’를 ‘위 아 더 월드’와 같은 곡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이 때문에 세계적인 가수들과 컬래버레이션하는 것도 생각 중이다. 김연아, 류현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같은 세계적 인사와 함께 부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다”며 “우리 모두가 노래를 통해 화합하는 것을 꿈꾼다”는 바람을 전했다.

약관의 나이에 데뷔해 반항아 이미지가 강했던 이승철은 어느덧 인생의 절반 이상을 가수로 살아오며 스스로 많은 변화를 겪었다. 교도소에 수감 중인 소년범을 교화하고 아프리카에 학교를 설립하며 케이블채널 Mnet ‘슈퍼스타 K’를 통해 멘토로 나섰다. 노래를 통해 모두가 행복해지고 화합될 수 있다면 “내가 그 역할을 하고 싶다”는 것이 그의 바람이다.

최근 이승철은 또 다른 숙제 하나를 안았다. 아끼는 후배 가수인 신해철을 잃은 후 직접 나서서 그를 위한 추모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그의 사인을 밝히기 위해 화장을 불과 3분 앞두고 “부검하자”며 유족을 설득한 이도 이승철이었다. 그는 “화장한 뒤 소송은 의미가 없을 것 같아 부검을 하자고 했다. 소송은 가족들에게 일임하고 동료들은 한 발 물러서 있다”며 “우리는 기쁘게 신해철을 보내줄 수 있도록 ‘그가 있어 행복했다’는 의미를 담은 5, 6시간 분량의 공연을 선보일 생각”이라고 밝혔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