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규제 완화 관련 쟁점 법안(부동산 3법)이 국회에서 발목이 잡힌 가운데 주택시장 정상화가 지연되면서 서민 부담만 가중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5일 국회와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현재 국회에는 부동산 3법을 포함해 주택시장 정상화를 위한 법안 10여 개가 계류 중이다.

특히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 등이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폐지, 분양가상한제 신축 적용 등에 반대하며 부동산 3법 논의에 참여하지 않아 법안 자체가 표류하고 있다. 여야는 지난 14일 국토교통위원회 법안소위를 열고 부동산 3법에 대한 논의를 하기로 했으나 다시 27일로 연기했다.

하지만 27일에도 부동산 3법에 대한 정상적인 논의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야당이 전·월세 상한제 시행(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과 계약이 끝난 후 세입자가 원할 경우 1년간 계약을 연장할 수 있는 계약갱신청구권(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 3가구 이상 소유한 임대사업자의 등록을 의무화하는 임대주택법 처리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부동산 3법이 국회에서 막히면서 전셋값만 오르는 현상이 벌어져 서민만 피해를 보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의 전셋값 급등은 여러 가지 요인이 작용하고 있지만 전·월세 상한제 법제화를 우려한 집주인들이 미리 전세금을 올린 측면도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여야가 경기회복을 위한 대국적 틀에서 부동산 3법을 조속히 국회에서 처리해 경기회복의 불을 지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박상언 유엔알 대표는 “야당의 주장처럼 임대인에 대한 별다른 대책 없이 세입자 보호만 강조하면 시장 위축은 물론 임대료 상승, 이면계약 활성화 등의 부작용이 속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 국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전·월세 시장 안정은 양질의 주택 공급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이지 전·월세 상한제라는 규제로 풀 수 없다”며 “부동산 3법을 조속히 국회에서 처리해 기존 아파트 거래 활성화를 통한 경기회복의 불씨를 살려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순환 기자 s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