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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금기(사진) 일동후디스 회장의 ‘아름다운 도전’이 재계에서 화제다. 올해 81세의 고령이지만, 청년 실업가 못지않은 패기로 새로운 사업분야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금기 회장은 최근 ‘그릭요거트’의 새 단장 제품 출시를 계기로 임직원들에게 유제품 사업라인을 강화하라는 ‘특명’을 내리고 매일 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 회장이 경영노하우가 많지 않은 유제품 사업에 애착을 갖는 데에는 남다른 이유가 있다. 1996년 빚더미였던 남양산업을 인수해 이름을 일동후디스로 바꾼 뒤 회장에 취임, 분유 사업에 진출했던 이 회장은 회사 부도 등의 온갖 어려움을 모두 이겨내고 분유 업계 1위를 차지했다. 여기에는 프리미엄 분유인 ‘산양분유’가 절대적인 역할을 했다. 그러나 산양분유 원료가 100% 뉴질랜드산이어서 국내 낙농가 수익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이 회장은 “산양분유가 엄마들로부터는 인정을 받았지만, 국내 낙농가에는 항상 미안한 마음이 있었다”며 “국내 낙농가에게 진 빚을 갚겠다는 뜻도 유제품 사업 진출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일동후디스는 현재 ‘초유넣은 우유’와 ‘청정 저온살균 우유’ 등 10여 가지 유제품을 판매하고 있는데, 원유를 모두 국내 농가에서 조달하고 있다.

이 회장은 일동제약 재직 당시 ‘아로나민 골드’를 시작으로, 초유 넣은 분유와 산양분유 등 진출 분야마다 모두 업계 최초 제품을 출시하면서 1위를 차지해 ‘진짜 사업가’라는 평을 받고 있다. 일동제약 입사 1년 만에 부장으로 승진하고, 30여 년 만에 회장에까지 올라 ‘샐러리맨 신화’로 불리는 이 회장의 다음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다.

그러나 애초 유통기업이 아닌 탓에 유통망 확보나 방문 판매망 구축에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 회장은 “현재 진행 중인 제품 리뉴얼 및 유통망 개선계획이 완료되면 유제품 시장에서도 힘을 발휘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