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비리와 군납비리로 국민적 질타를 받아온 방위사업청에 대해 국방부가 강력한 인적 쇄신 작업을 벌이기로 한 것은 ‘부패 척결’과 ‘전문성 강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가 21일 일부 장교들 가운데 선발된 군인들이 ‘평생’ 독차지하도록 해온 방사청 내 획득전문 관련 자리들을 내년 1월 1일부터 개방형으로 전격 전환키로 한 것이 신호탄이다. 이는 방사청 획득전문 인력의 전문성을 높이고자 하는 것도 있지만, 방사청에 사실상 영구 근무함으로써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방산업체와의 결탁 같은 부패 발생 소지를 근본적으로 해소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간 방사청에 근무하는 획득전문 인력은 대위 5년 차에 선발해 방사청에만 근무하는 독립적 인사관리 체계를 유지해 왔었다.

국방부는 “방사청에만 독립적으로 근무하다 보니 ‘소요, 운영유지’ 분야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야전 실무부대의 전력 운영에 대한 현장감이 떨어져 소요·획득·운영 제 분야의 전문성을 고루 갖춘 인재 육성이 제한됐고 방산업체나 전역자와의 유착 가능성에 항상 노출돼 왔다”고 토로했다.

독립적 근무로 획득 분야 전문성을 일정 부분 채우긴 했지만 야전과의 연계성이 제한돼 무기체계의 실제 사용자인 각 군의 입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문제점 등이 생겼다는 것이다.

장명진 신입 방사청장도 국방부의 이 같은 쇄신작업과 관련, 이날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각 부서와 각 분야의 조직과 인적 배분이 어떤지, 전문가가 어느 요소에 적절하게 배치돼 있는지를 검토해 어느 분야에 전문가를 충당하고 불합리한 제도를 개선해야 할지 인사 쇄신부터 시작하려 한다”고 밝혔다.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겠다는 다짐으로 읽힌다.

장 청장은 국방과학연구소(ADD) 등 외부 기술전문 인력의 방사청 충원도 즉각 단행하겠다고 말했다. 장 청장은 “이들이 획득 업무를 안정적으로 하고 재정적 압박을 적게 받도록 국가보훈처 등 정부 부처의 협조를 얻어 제대군인 지원책도 함께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