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전 의원이 내년 2월 8일 열리는 새정치민주연합 전당대회 대표 경선에 출마하지 않기로 마음을 굳힌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의원은 이른바 ‘빅3’로 불리는 문재인·정세균·박지원 의원에 대항할 수 있는 인사로 꼽혀왔다는 점에서 당권 경쟁은 3자 구도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또 그간 당내 일각에서 문 의원에 대한 경쟁자로 김 전 의원을 상정해왔다는 점에서 ‘50대 기수론’ 자체가 힘을 잃을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의원 측 핵심 인사는 20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김 전 의원이 고민 끝에 이번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기로 했다”며 “다음 총선 때 대구에서 출마해 당선되는 데 전념한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당이 어렵다는 점을 잘 알고 있지만, 영남에서 당선돼 지역 구도를 흔들고 새로운 정치 공간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김 전 의원이) 판단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김 전 의원은 비노(비노무현)계에서 ‘문재인 대세론’에 대항할 유력한 카드로 거론돼 왔고, 실제 출마 요청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영남 지역 인사들을 중심으로 지역구도 타파를 우선해야 한다는 반론이 강하게 제기됐고 김 전 의원도 이에 동의한 것이다. 김 전 의원은 19대 총선과 6·4 지방선거에서 각각 대구 수성갑과 대구시장에 출마해 40%가 넘는 득표율을 기록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당 일각에서 제기된 ‘50대 기수론’은 힘을 잃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 전 의원과 함께 50대 후보로 거론돼 온 박영선 전 원내대표는 전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 대표 출마는) 생각해본 적이 없고, 시기적으로도 (답변하기에) 적당치 않은 것 같다”고 밝혔다.

정세균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 ‘50대 기수론’에 대해 “젊은 일꾼도 필요하지만 아주 노련한 일꾼도 필요하다”며 “이 사람은 이래서 안되고 저 사람은 저래서 안된다는 뺄셈 정치를 할 게 아니다”고 말했다.

조성진 기자 threem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