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지난 15일 경기 파주시 한 대형 아웃렛 등산용품 판매점이 문을 열어둔 채 난방기를 가동하며 영업하고 있다.

손님을 쉽게 끌기 위해 여름철 문을 열고 냉방하는 것처럼 겨울에도 문을 열고 난방하는 업소들이 많아 에너지 낭비가 우려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난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강남역 인근 한 신발매장은 복층 형태로 구성된 매장의 유리문을 모두 열어둔 채 난방기를 가동하고 있었다. 매장 안 일부 고객들은 외투와 목도리를 벗어들고 물건을 고르고 있었고, 직원들도 별도의 방한복 없이 긴팔 티셔츠만 입은 채 서 있었다.

최근 중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으며 인파가 몰리는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앞 상점들도 대부분 문을 열어둔 채 손님을 맞고 있었다.

같은 날 이 지역 화장품판매점 직원들은 자동문을 열어둔 채 매장 앞에 나와 중국인 단체 관광객을 상대로 호객행위를 하고 있었다. 골목길에 밀집된 의류상점들은 대부분 매장 바깥에 물건을 두고 출입문을 열어뒀고, 심지어 일부 매장은 출입문 사이에 옷걸이 등을 설치해 아예 문을 닫을 수 없게 해두기도 했다. 비닐로 만든 방풍커튼 등 에너지 절약을 위한 장치를 설치한 상점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의류매장 직원 정모(여·27) 씨는 “옷을 대부분 바깥에 진열해 두고 있는데 문을 닫아두면 어떻게 장사를 할 수 있겠느냐”며 “최근 중국인 관광객이 몰리는 상황에 한 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서는 문을 열어둘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경기 파주 대규모 프리미엄 아웃렛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지난 15일 주말을 맞아 인파가 몰린 이곳에는 대부분의 상점이 문을 활짝 열어둔 채 손님을 맞고 있었고 직원들은 얇은 옷을 입은 채 땀을 흘리며 물건을 옮겼다.

그러나 관계기관에서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어 적절한 조치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전력수급량 등을 고려해 하절기 및 동절기에 문을 열고 냉난방을 하는 상점에 대해 단속하고 있다”며 “동절기의 경우 12월 에너지수급 정책 발표와 함께 단속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 김대종 기자 bigpap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