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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지기 직전까지 EBS 수능 연계 교재에서 수십 건의 오류가 발견돼 정정됐지만, 상당수 수험생들이 오류가 고쳐지지 않은 교재로 공부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내용도 수능에서 관련 문항이 출제됐다면 명백한 오류가 될 수 있는 부분이 많았다. 이에 따라 수능과 70%나 연계되는 EBS 교재의 내용 검토과정과 EBS 교재에서 출제하는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 3월부터 10월까지 EBS는 수능특강 및 수능완성 등 수능과 연계된 교재에서 총 38건을 수정했다. 수능특강이 2∼3월, 수능완성이 6월 출시되기 때문에 출시 직후 교재를 산 대부분의 학생들이 오류가 수정되지 않은 교재로 공부했던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서울 시내 대형 서점 등을 통해 확인해 본 결과 수능이 끝난 현재까지도 시중에서 판매하고 있는 교재에는 오류가 수정되지 않은 채 그대로 나와 있었다.

특히 오류 중에는 개념이 잘못 제시돼 수능에 인용되거나 출제됐다면 수험생들이 오답을 고를 위험이 있는 것들이 상당히 많았다. ‘수능완성 법과 정치’ 교재에서는 범죄피해자구조청구권에 대해 생명, 신체, 재산상의 피해를 입었으나 손해배상을 받지 못한 경우 국가에 구조를 청구할 수 있는 권리라고 설명하는 데, 이는 오류다.

실제로는 재산상의 피해는 제외돼야 한다. EBS는 이를 8월이 돼서야 수정했다. 만약 수능에서 범죄피해자구조청구권과 관련된 문항이 출제됐을 때 재산상의 피해가 포함되는지 여부가 답을 갈랐다면 충분히 오답이 나올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또 ‘인터넷수능 국어영역 화법과 작문&독서와 문법 B형’에서는 문항의 한 보기문에 대해 가정법과 점층법은 사용하지 않았다고 설명했지만, 이 역시 오류다. 가정법은 사용했지만, 점층법은 사용하지 않았다고 설명해야 맞다. 이는 6월 수정됐다. 이 외에도 화학 교재에서 기호를 잘못 표시하거나, 물리 교재에서 +, -를 반대로 표기하고, 생명과학 교재에서 성게를 멍게로 표기하는 등의 오류가 발견됐다.

EBS 측은 오류를 수정한 후 새로 출판하는 교재에는 이를 반영하지만 이미 판매된 교재에는 학교나 서점 등을 통해 특별한 수정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EBS 관계자는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수정된 사실을 알리고 있다”고 설명했지만, 수험생 모두가 수시로 EBS에서 수정된 내용을 확인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EBS교재를 출판하기 전 출제와 검토 과정이 부실하다는 논란과 더불어 출판 후 오류 수정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높아지는 이유다.

유현진 기자 cworang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