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긴장 국회 입법 로비 의혹과 관련, 검찰이 압수수색을 실시한 서울 성동구 도선동 대한물리치료사협회 사무실에서 7일 직원들이 일을 하고 있다. 심만수 기자 panfocus@

野의원·지도부 잇단 접촉후 ‘단독개원 법안’ 발의 주목

대한물리치료사협회의 입법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복수의 야당 의원들을 뇌물수수 혐의로 수사 선상에 올려놓은 것으로 7일 확인됐다.

사정 당국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부장 배종혁)는 대한물리치료사협회 김모(54) 전 회장 등이 복수의 야당 의원들에게 수천만 원의 금품을 전달한 첩보를 입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정 당국 관계자는 “검찰이 복수의 야당 의원들과 관련한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회원 명의로 소액 후원금으로 나눠 내는 이른바 ‘쪼개기’ 후원금 수사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검찰은 김 전 회장과 지역 지부장급 인사가 법안 발의를 전후해 야당 의원들과 빈번하게 접촉한 데 주목하고 있다. 검찰은 물리치료사협회 전임 지도부가 의원들의 선거운동 등에 도움을 주고, 해당 의원들도 협회 행사 등에 참석했던 사실 등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물리치료사협회 현 집행부가 김 전 회장을 2억여 원 횡령 혐의로 고발하자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으며, 6일 서울 성동구 도선동 협회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이 근무하고 있는 병원에 찾아가 김 전 회장 신체에 대해서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의 통신 기록, 계좌 내역 등을 확보하고 횡령으로 의심되는 돈의 용처를 파악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검찰은 조만간 김 전 회장을 횡령 혐의 피의자로 불러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으며, 정치권에 금품을 전달했는지도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관련 증거가 확보되면 해당 의원들도 소환 조사할 예정이다. 검찰은 의원들의 금품수수 사실이 확인되면,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물리치료사협회는 물리치료사들이 단독으로 병원을 열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숙원 사업으로 10년 이상 추진해 왔다. 현재는 의사가 개원한 병원에 취업을 해야만 물리치료사 활동을 할 수 있지만 법이 개정되면 물리치료사가 단독으로 물리치료시설을 개업할 수 있는 것이다.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법안이 16대 국회부터 18대 국회까지 4차례에 걸쳐 입법이 추진됐지만 의사단체들의 반발로 번번이 입법이 무산돼 왔다.

김병채·정유진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