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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흑두루미 무리가 보고 싶어 철원평야에서부터 임진강, 한강하구, 강화도, 천수만, 순천만 등 철새도래지로 유명한 곳을 두루 탐조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 10월 29일에는 생각지 못한 곳에서 흑두루미 무리를 만났습니다. 광포만이었습니다.

　광포만은 경남 사천시 서포면 조도리, 외구리 그리고 곤양면 대진리, 환덕리 일대를 말합니다. 넓은 습지에는 갯잔디가 양탄자처럼 깔려 있었고 주변에는 수백 마리의 흑두루미가 먹이활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수년 전부터 찾아오던 흑두루미가 이날은 최대치가 되어 무려 500마리나 됩니다. 흑두루미의 최대 월동지는 일본 남쪽 이즈미(出水)입니다. 너무 많이 모여들어 한편으로는 걱정이라고 했습니다. 전염병으로 큰 피해가 우려되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최근 한국의 순천만 등에 월동 개체수가 늘어나 분산효과가 있기는 하지만 아직 안심할 수는 없습니다.

　사람의 접근이 어렵고 인적이 드문 광포만에 앞으로는 더 많은 개체가 찾아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글·사진 = 도연 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