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선거구 간 인구 편차를 3배까지 허용한 현행 공직선거법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30일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고, 2배를 넘지 않도록 하라는 입법 기준을 제시했다. 이번 결정은 교통과 통신의 발달로 인한 사회상의 변화 등에 비춰볼 때 합당하다. 또 헌재가 적시한 대로 ‘영·호남의 상대적 과대 대표성이 지역정당 구조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 비춰보더라도 그렇다.

이제 국회는 선거구 재(再)획정에 나서야 한다. 인구비를 2 대1 이하로 맞추려면 현재 246개 지역구 중 62개가 분할 또는 통합 대상이다. 수도권과 충청권의 선거구는 늘어나는 대신 여야의 ‘텃밭’인 영호남에선 줄어든다. 과거 재획정 경험이나 현재 국회 수준에 비춰볼 때 국회의원 손에 맡겨두면 시간을 끌다 막판에 인구가 많은 선거를 쪼개 지역구를 늘리는 식의 꼼수로 흐를 개연성이 크다.

따라서 직접 이해당사자인 국회의원들의 부당한 개입을 막는 것이 관건이다. 선거구획정위 안을 입법 과정에서 왜곡시킨 전례도 있다. 다행히 이번에는 여야 혁신위원회가 각각 ‘중앙선관위 위탁안’과 제3의 획정위원회에 일임하는 안을 거론하고 있다. 여야는 당략과 개인적 이해에서 자유로운 기구를 만들어 획정안을 조속히 매듭짓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