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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크게보기 31일 오전 서울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고 신해철의 영결식을 마치고, 고인의 시신이 운구되고 있다. 가수 윤도현(오른쪽)이 위패를 들고, 고인이 20여 년간 몸담은 밴드 넥스트 멤버들이 운구에 참여했다. 심만수 기자 panfocus@
"형에게 멋지다는 말을 꼭 해주고 싶었다. 아름다운 추억과 음악을 선물한 그의 이름을 모두 기억해 달라."
31일 오전 8시 가을비가 촉촉이 내리는 가운데 서울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고 신해철의 영결식에서 그의 절친한 후배이자 육촌지간인 가수 서태지가 추도사를 낭독했다. 천주교식 미사로 진행된 영결식에서 서태지는 제단 앞에 서서 가라앉은 목소리로 "우리 가요계가 그의 음악에 많은 빚을 졌다. 항상 최고의 음악을 들려줘 고마웠다"고 말했다.
미사를 진행한 신부는 "나도 고인의 노래를 들으며 20대를 보냈다. 고인은 다른 가수와 달리 사람과 세상에 대해 논할 줄 아는 가수였다"며 "그렇기에 고인의 노래를 통해 사람과 세상을 알아갈 수 있었다. 그것은 때로는 고통스럽지만 모르는 것보다 훨씬 가치 있는 삶이기에 하느님처럼 고인도 그 길을 포기하지 않았다"고 애도했다.
이날 영결식에는 유족과 소속사 직원들, 팬, 취재진 등 300여 명이 참석해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함께 했다. 서태지 부인 이은성과 고인이 20여 년간 몸담은 밴드 넥스트 멤버들, 싸이, 이승철, 윤종신, 윤도현, 타블로, 남궁연 등 동료 뮤지션들도 참석했다.
발인을 마치고 8시 45분쯤 관이 운구 차량으로 옮겨졌다. 윤도현이 위패를 들고, 넥스트 멤버들이 운구를 맡았다. 그 뒤로 고인의 부인 윤원희 씨와 자녀들, 동료 뮤지션들이 뒤따랐다. 운구를 마치자 윤 씨는 아이를 품에 끌어안고 "안돼"라고 외치며 오열했다. 참석한 뮤지션들도 비통한 표정으로 눈물을 쏟았다. 운구 행렬은 신해철이 최근 7년 만에 발표한 솔로 앨범과 생전까지 넥스트의 새 앨범을 작업했던 경기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 작업실과 자택으로 이어졌다. 유해는 서울 서초구 원지동 서울추모공원에서 화장된 후 경기 안성시 유토피아추모관에 안치된다.
한편 신해철의 소속사 KCA엔터테인먼트는 30일 보도자료를 통해 "신해철 씨가 장협착 수술을 받은 이후부터 사망에 이르기까지 자세한 경과 사항을 파악하는 데 주력했다"며 "유족과 상의한 결과 해당 병원을 상대로 민형사상 책임을 묻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소속사는 이미 변호사 선임을 마친 상태이며 추후 대응은 선임 변호사를 통해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신해철의 장례 기간에 이 같은 결정을 내린 데 대해 소속사는 "많은 분이 신해철 씨의 사망 원인에 대해 관심을 두고 계신 걸로 안다"며 "상중 기간만큼은 고인을 편히 모시고자 가급적 언론 보도를 자제하고 있었으나 현재 시각까지도 해당 병원 측은 조문은 고사하고 공식적인 사과조차 없기에 그 울분은 더욱 커져만 간다"고 설명했다.
이날 신해철의 부인 윤 씨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배가 아프다고 했던 게 여기까지 왔다. 옆에서 지켜본 나로서도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윤 씨는 지난 17일 신해철이 한 병원에서 장협착증 수술을 받은 것과 관련 "남편이 수술을 받은 다음 날 아침 주치의가 나와 남편에게 수술 경위를 설명한다며 수술 영상과 사진을 보여줬는데, 수술 마지막에 위를 접어서 축소하는 수술을 했다는 것이다"며 "우리는 수술 동의를 한 적도 없고 사전에 설명을 들은 적도, 그 수술에 서명을 한 적도 없어 거세게 항의를 했다"고 밝혔다.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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