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다음 주부터 홍콩과 중국 상하이(上海) 주식시장의 교차매매를 허용하는 ‘후강퉁’ 제도가 시행될 예정인 가운데 업계에서는 제도 시행을 앞두고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2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이르면 오는 27일부터 상하이 증시와 홍콩 증시의 상장주식을 교차 매매할 수 있는 후강퉁 제도를 실시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한국에서 중국 본토 증시에 투자하려면 적격 국내기관투자자(QFII)나 위안화 적격 해외기관투자자(RQFII) 자격을 받아야 했다. 그동안 개인투자자들은 펀드 등을 통해 중국 주식에 간접투자를 하는 것 외에는 사실상 별다른 투자 방법이 없었으나 후강퉁 제도가 시행되면 개인투자자도 홍콩 증권사 등을 통해 자유롭게 중국 본토 A주를 거래할 수 있게 된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박스권에 갇힌 증시와 저금리 기조 등 국내 투자 여건 등을 감안했을 때 제도의 시행으로 중국 증시가 국내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투자처로 급부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진호 유안타증권 기획팀장은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은 한 나라의 주식시장이 저평가 혹은 고평가됐는지를 평가할 때 국내총생산(GDP)대비 시가총액 비율을 많이 활용하는데 보통 시총 비중이 70% 이하면 저평가로 판단한다”며 “그런데 현재 중국의 GDP대비 시총 비율은 30% 수준밖에 되지 않아 향후 성장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반면 후강퉁 제도 시행으로 국내에 들어와 있던 자금이 중국으로 대거 빠져나가 장기적으로 한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대신증권은 후강퉁 제도 시행을 계기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내년 중순 중국 본토 A주를 지수에 편입시키면 향후 1년 간 한국 주식시장에서 6000억 원 상당의 외국계 자금이 빠져나갈 것으로 추산했다.

투자 방법은 일반적인 해외 주식 투자와 큰 차이가 없다. 후강퉁 거래 체제를 갖춘 국내 증권사에서 외화증권거래약정을 한 뒤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이용하거나 전화나 지점 방문으로 주식을 사고팔면 된다.

하지만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중국 본토 투자는 기본적으로 홍콩 시장을 거쳐 거래를 진행하기 때문에 홍콩과 상하이 시장이 동시에 개장된 날에만 거래가 가능하다. 더불어 상하이 증시는 국내 증시와는 달리 결제일이 T+1일(매입 후 다음날 매각)이어서 당일매매가 불가능하고 이에 따라 단타매매를 할 수 없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