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보수혁신위원회가 국회의원 세비에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적용하기로 하면서 국회의원이 받는 세비(歲費)의 구성과 개선 방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세비는 ‘국회법’과 ‘국회의원 수당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지급된다. 23일 국회에 따르면 ‘의원은 따로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수당과 여비를 받는다’(국회법 제30조)는 규정에 따라 연간 1억3796만 원가량을 받는다. 세비는 수당, 상여금 등 총 7개 항목으로 복잡하게 구성돼 있다. 수당으로는 일반수당(646만4000원), 관리수당(58만1760원), 정액급식비(13만 원), 입법활동비(313만6000원), 특별활동비(1일 기준 3만1360원) 등이 있다. 정근수당(646만4000원)은 매년 1·7월에 나눠서 지급되고, 명절휴가비(775만6800원)는 설과 추석에 분리 지급된다. 또 국회의원 수당법에 따라 입법기초자료의 수집·연구 등 입법활동을 위하여 300만원 이상의 입법활동비를 매월 지급받는다.

그러나 실제로는 입법활동비 외에 다른 각종 수당은 국회 규칙 개정을 통해 인상되고 있다.

국회는 1984년 의원 급여를 국회 규칙을 통해 올릴 수 있도록 법 개정을 했고, 1988년에는 ‘급여 인상을 위한 법 개정은 개정 당시의 국회의원 임기 중에는 효력이 없다’는 조항을 삭제해 의원들이 임기 중에 자신들의 급여를 올릴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

새누리당 보수혁신위에서는 이 같은 ‘셀프 인상’을 막기 위해 ‘세비심사(조정)위원회’를 구성키로 했다.

국회 내·외부 인사들로 구성되는 세비심사위원회는 회기일수 기준으로 지급되는 특별활동비를 포함해 세비 조정안을 결정하게 된다. 세비심사위원회가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조정안을 만들수 있을지 주목된다.

선진국의 예를 보면 의원들의 급여 인상을 의회에서 독자적으로 결정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의회가 최종결정권을 가진 경우에도 외부 기구의 권고안을 수용한다. 심지어 국회에서 외부 기구의 권고 인상폭보다 실제 인상률을 낮추는 경우도 있다.

영국에서는 ‘의회규범법’ 등에 의해 의회규범기구가 의원 급여와 연금액을 결정하고, 의원들의 경비지출내역을 심사한 뒤 내용을 외부에 공개한다.

이화종 기자 hiromat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