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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윤 일병 사건이 일어난 우리 사회는 인성·도덕성·시스템·리더·정체성이 결여된 5무(無) 사회입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인성교육을 중심으로 교육을 재편해야 합니다.”

대학 전·현직 총장들이 각종 참사가 연이어 발생하는 우리 사회의 위기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적하면서, 교육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위험한 5무 사회 = 한국대학총장협회는 22일 오후 경기 성남시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한국사회의 위기와 교육의 역할’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세미나에 참석한 전·현직 대학 총장들은 과잉경쟁, 공동체와 도덕성 약화, 국가정체성 약화 등을 우리 사회의 주요 문제로 꼽았다.

전 상명대 총장인 이현청 한양대 석좌교수는 “우리나라는 유례없는 초고속성장을 이뤘지만, 실상은 안전 불감증과 도덕 불감증이 극에 달하는 5무 사회의 특징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사회 가치관을 바꾸는 개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진현 전 서울시립대 총장은 “핵가족화로 가정교육이 약화된 것은 물론 입시중심 기조 탓에 학교 인성교육이 약화되고, 사회적 리더들이 모범을 보여주지 못해 사회교육도 망가졌다”며 “이 때문에 사회적으로 중요한 가치들이 실종됐다”고 진단했다.

손병두 전 서강대 총장은 “세계부패인식지수(CPI)에서 우리나라가 45위에 머무르는 등 부정부패가 많고, 세월호 참사에서 보듯 책임의식과 준법정신이 결여됐다”며 “이는 사회적으로 도덕 자산이 제대로 축적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인성교육 강화로 사회문제 해결 = 전·현직 총장들은 이 같은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육이 올바른 역할을 해야 하며, 특히 인성교육이 중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산대 총장인 부구욱 한국대학총장협회장은 “시대에 걸맞은 가치관이 확립되지 않아 많은 문제가 발생했다”며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바람직한 인성과 올바른 정체성을 확립시킬 수 있는 교육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도 “지적 능력 중심의 교육에서 정서적·인지적 측면을 통합하는 인성교육 중심으로 재편돼야 한다”며 “학교 중퇴자들에 대한 대안 인성교육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정권을 초월해 인성교육을 장기적으로 강화할 수 있도록 ‘교육발전기획위원회’ 등을 상설화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손 전 총장은 “초·중·고등학교의 윤리 및 도덕 과목을 강화하고, 대학에서는 철학교육을 필수화해야 한다”며 “또 전 교육과정에 걸쳐 사회봉사활동을 내실화하는 방법 등을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석구 전 동국대 총장은 “새로운 시대 상황에 맞는 인성교육의 새 틀을 짤 수 있도록 사회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화된 교육은 중립적이어야 = 이들은 특히 교육의 이념화를 경계했다. 종합토론에 참여한 안양옥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은 “직선제 시작 이후 교육감의 정치적 성향에 따라 지방교육정책이 좌우되고 있다”며 “정치에서 벗어나 진정한 인성교육을 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최근 역사교과서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건국이념, 국가정체성, 자유민주주의, 자본주의 근간을 흔드는 편향성과 역사관이 교과서에 담기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유현진 기자 cworang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