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한 여자아이가 영국 노던 잉글랜드 리버풀에 있는 헤드 방파제에서 비틀스 멤버 중 존 레넌의 모습을 하고 있는 펭귄 모형에 입맞춤을 하고 있다. 문화일보 자료사진

문화콘텐츠의 관광 융합은 ‘문화-여행-레저’의 컨버전스 개념으로 설명된다. 관광과 레저의 동기가 문화가 되고, 관광과 레저를 통해 문화콘텐츠를 향유한다는 것이 이 융합모델의 핵심이다. 그동안의 문화와 관광의 융합은 주로 전통문화 쪽에서 이뤄져 왔지만 최근 들어서는 그 대상 범위가 현대생활과 예술을 포괄하는 다양한 문화콘텐츠로 확산되고 있다.

문화콘텐츠와 관광산업의 성공적 융합의 사례로는 뉴질랜드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영화 ‘반지의 제왕’의 성공으로 영화의 무대가 된 뉴질랜드는 관광수입 38억 달러와 연간 관광객 400만 명 이상의 경제효과를 거뒀다. 이처럼 뉴질랜드가 영화 한 편으로 전례 없는 관광융합의 효과를 거두자 관광업계에서는 이를 영화 주인공 이름을 따서 ‘프로도 효과’로 명명하기도 했을 정도다. 이런 효과로 뉴질랜드를 방문하는 해외 관광객은 해마다 5%가 넘게 늘어났으며, 5만 명이 넘는 일자리가 창출됐다. 영화 한 편의 힘으로 영화 관련 산업과 관광, 레저 분야에서 호황을 누리자 뉴질랜드 정부는 아예 자국 내 촬영 영화에 대해 세금을 감면하고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적극적인 영화 부흥정책을 펼치고 있다.

스토리텔링 관광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영국의 에비 로드가 꼽힌다. 비틀스의 고향인 영국 리버풀에서는 비틀스가 음반을 녹음했던 에비 로드 스튜디오와 앨범 재킷을 찍은 횡단보도가 스토리텔링의 주요 자원으로 활용되고 있다. 비틀스 팬들을 겨냥해 스튜디오와 횡단보도는 물론이고, 초창기 공연이 무대에 올려진 캐번클럽과 스타클럽을 재현한 공간을 만들어 비틀스 투어 프로그램과 비틀스 관광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관광과 함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의료관광’도 고소득 융합관광의 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각 나라들이 앞다퉈 의료관광을 21세기 전략산업으로 삼고 적극적인 지원정책을 펼치고 있다. 일찌감치 의료관광 분야에 뛰어든 싱가포르의 경우 관광청과 경제개발위원회, 무역개발국이 의료 분야의 관광을 지원하는 ‘싱가포르 메디슨’을 신설해 의료시스템과 여행사를 연계한 ‘건강여행 패키지’ 등의 상품 개발에 나서고 외국인 환자들을 위해 여권 수속과 체류기간 연장, 항공권 예약, 통역서비스 등을 지원하는 종합관광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특히 환자 및 보호자들의 관광을 돕기 위해 병원 직원들에게 관광가이드 자격증을 따도록 권유하고 있을 정도다.

박경일 기자 park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