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와 합작으로 인테리어를 제작한 현대자동차의 에쿠스 바이 에르메스. 문화일보 자료사진
차량 안에 사람이 머무는 공간은 보다 안락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방향으로 진화해 왔다. 특히 안전과 안락함을 넘어 고급스러움까지 추구하는 최근의 차량 내부는 세단이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구분할 것 없이 가죽과 신소재 등 고급 소재의 경연장으로 변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5월 서울모터쇼에서 공개한 ‘에쿠스 바이 에르메스’는 강렬한 인테리어로 주목을 받았었다. 에쿠스 리무진을 기본으로 명품 브랜드인 에르메스사가 직접 디자인하고 인테리어 제작에 참여한 콘셉트카인 에쿠스 바이 에르메스는 3대만 한정 생산된 모델로 대당 개발·제작 비용이 20억여 원을 넘나든다.
에쿠스 바이 에르메스는 차량 내부 전체가 에르메스의 장인들이 디자인한 붉은 가죽 장식으로 꾸며져 있다. 시트를 비롯해 스티어링휠과 콘솔박스, 대시보드, 앞뒤 좌우 도어의 내부 마감재까지 장인의 무두질이 느껴지는 가죽들로 채워져 있으며, 곳곳에 찍혀 있는 에르메스의 로고는 에쿠스 바이 에르메스가 명품의 손길을 거쳐 태어난 것임을 증명해 준다.
에쿠스 바이 에르메스는 양산을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닌 콘셉트카이며 호사스럽고 사치스러운 모델이기 때문에 현실과는 동떨어진 인테리어를 지니고 있다고 치부할 수도 있다. 그러나 고급스러운 가죽과 신소재 등을 통해 차량 내부를 ‘프리미엄급’으로 꾸미는 작업은 이미 거친 비포장도로(오프로드)를 달리기에 제격인 SUV에도 적용되고 있는 보편화된 공정이 됐다.
최근 포드코리아가 출시한 ‘올 뉴 링컨MKC’는 대형 SUV보다는 규모가 작은 콤팩트 SUV지만, 실용성을 넘어 화려함을 추구하는 인테리어를 채택해 눈길을 끌었다. 올 뉴 링컨MKC는 럭셔리 소재로 정교하게 마무리된 도어 패널과 좌석 시트 그리고 단순하면서도 기능적인 센터 콘솔을 인테리어에 포함시켜 ‘역동적’이란 SUV의 기존 관념과는 차별화된 차분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특히 차량 내부에 적용된 디프소프트 가죽은 인체에 유해한 크롬 성분이 일절 배제된 소재이자 부조 세공 절차를 거치지 않은 최고급 가죽으로, 약 16시간의 가죽 연화 작업을 거쳐 제작돼 자연 소재가 주는 특유의 자연스러운 부드러움을 그대로 간직한 고급 소재다. 스티어링휠 역시 볼스도르프사의 최고급 가죽으로 마감돼 주행감이 운전자의 손끝으로도 전달될 수 있도록 제작됐다.
고급 SUV의 대명사인 랜드로버도 차별화된 인테리어 소재로 차량의 가치를 더하고 있다. 시트와 대시보드 등에 사용하는 프리미엄 가죽 소재는 영국과 이탈리아에서 엄선한 최고급 가죽이며, 엄격하게 관리되는 마무리 공정을 거쳐 완성되기 때문에 독특한 디자인과 높은 품질로 명성이 높다.
또 인테리어에 적용된 가죽은 숙련된 장인의 손길로 바느질 과정을 거쳐 완성된다. 가죽과 가죽이 맞닿는 부분은 양쪽 가죽 끝에 동일하게 바느질 선을 만드는 ‘트윈 니들 스티칭 방식’으로 마무리된다.
랜드로버의 인테리어는 호화 요트의 럭셔리한 인테리어 디자인에서 영감을 받아 완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질감과 색감의 통일을 위해 센터페시아와 대시보드 등에는 한 그루의 나무에서 나오는 목재를 같은 차량에 사용한다. 또 이렇게 적용된 우드 베니어는 레이저 커팅 방식으로 0.5㎜ 두께로 재단해 정밀한 마감 처리가 가능하다.
재규어랜드로버 관계자는 “이미 전 차량에 탑재하는 고급 인테리어 소재로 가죽과 우드 베니어를 채택하고 있다”며 “고급 소재를 사용함에 따라 색상과 인테리어 디테일을 고객 취향에 맞춰 다양하게 주문할 수 있어 ‘나만의 자동차’ 만들기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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