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지난 15일 계약에 들어간 위례신도시 ‘위례자이’ 아파트 본보기집 주변 ‘떴다방’(이동식중개업자) 모습. 떴다방은 장밋빛 상담을 하며 미등기 전매 등을 권하는 경우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문화일보 자료사진

정부의 부동산 활성화 대책으로 서울을 중심으로 재개발·재건축 아파트 붐이 일고 있다. 서울 도심 재개발·재건축 아파트는 대부분 대형 브랜드 아파트일 뿐만 아니라 도로 및 편의시설들이 잘 갖춰져 있어 실수요자뿐 아니라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다.

하지만 재개발·재건축 아파트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입주권과 분양권을 혼동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데다 미등기 전매를 부추기는 부동산중개업자들이 늘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20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최근 분양접수에 들어간 위례신도시 일대 아파트 청약과 관련, 이른바 ‘떴다방’(이동식중개업자)이 등장해 입주권 음성적 거래, 분양권 미등기 전매를 알선하면서 다운계약서 작성 등을 유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떴다방들은 특히 위례신도시 주변은 물론 송파구 문정동, 장지동 일대에 청약통장 거래 알선 등의 불법광고물을 붙이고 일반인 수요자들에게까지 탈법을 조장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실수요자들이나 투자자들은 입주권과 분양권, 청약통장 사용 등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갖고 대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입주권의 경우 재개발·재건축 조합원이 새집에 입주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한다. 사업시행인가를 거쳐 관리처분계획인가 시점에 발생하며 기존 주택의 철거 여부와 상관없이 조합원에게 주어진다. 주택이 완공된 후 사용검사를 끝내고 임시사용 승인을 받으면 입주권은 주택으로 바뀐다.

반면 분양권은 관리처분계획인가 이후 조합원에게 돌아가고 남은 물량을 분양받은 사람이 갖는 권리다. 입주권은 재개발·재건축 조합원 자격을 얻어야 하지만 분양권은 조합원이 아닌 사람이 청약통장을 사용해 당첨됐을 때 받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계약을 한 것이기 때문에 평형과 동, 호수가 확정돼 있다.

입주권과 분양권의 구분이 재개발·재건축 투자에서 중요한 이유는 세금차이 때문이다. 입주권은 실제 주택이 아니지만 주택 수를 계산할 때는 포함이 된다. 즉 1주택과 1입주권을 보유하고 있다면 결국 2주택으로 계산돼 주택을 처분할 때 1가구 1주택 비과세를 받을 수 없다. 입주권을 나중에 취득해 일시적 2주택자가 돼 비과세 적용이 되는 경우에도 입주권을 팔면 양도세를 내야 한다. 만약 다른 주택이 없이 입주권만 가지고 있다면 입주권 상태에서 처분해도 1가구 1주택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청약 등을 통해 취득한 분양권은 입주권과 달리 주택 수에 포함되지 않으므로 주택 처분 시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분양권은 계약금과 중도금만 납부된 상태이기 때문에 주택이 완공돼 잔금을 내고 등기를 해야 주택으로 바뀐다. 분양권 보유기간 동안에는 세금도 부과되지 않는다. 단 분양권 자체를 처분할 때는 입주권과 달리 1가구 1주택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없고 매매 차익에 대한 세금을 내야 한다.

최근 투자자들이 재개발·재건축 아파트 분양권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조합원 분담금도 한몫을 차지한다. 사업이 지연되고 건설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거나 주택경기가 침체되면 조합원 분담금은 예상보다 늘어날 수 있다.

재개발·재건축 아파트 입주권과 분양권 등은 합법적으로 소유하면 예상외로 좋은 재테크 수단이 될 수 있다. 도심 요지의 경우 웃돈(프리미엄)이 예상보다 높게 형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청약에 들어간 재건축 단지 아파트 일반분양 청약경쟁률을 보면 입주권과 분양권의 인기를 가늠해 볼 수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는 희소성이 높아 분양을 받으면 시세차익도 기대할 수 있어 입주권과 분양권 불법 전매를 부추기는 부동산 컨설팅 업자들이 많다”며 “입주권과 분양권을 잘못 매입할 경우 분담금 등이 많아 일반분양가 보다 높은 값을 치를 수 있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