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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는 옥스퍼드, 케임브리지 등 명문대 졸업생들이 큰돈을 벌 수 있는 금융계와 사회변화를 이끌 수 있는 사회적기업 사이에서 사회적기업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회적기업월드포럼의 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는 피터 홀브룩 영국 사회적기업가협회 회장은 지난 15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성인이 되면서 사회적 혼란을 느낀 학생들은 졸업 후 사회에 기여하는 일에 관심을 갖게 된다”며 “8∼10년 전부터 영국 내 명문 대학들이 커리큘럼에 사회적기업 과정을 포함시키고 있는 것도 이런 추세를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의 사회적기업 역사는 20년이 넘는다. 2007∼2008년쯤 사회적기업이 발아하기 시작한 한국보다 10년 넘게 앞선 셈이다. 홀브룩은 “초기에는 정부의 지원을 많이 받았지만 10년이 지나면서 영국의 사회적기업들은 민간과 온전히 경쟁할 수 있게 됐다”며 “이에 따라 사회적기업에 대한 특별한 대우나 지원도 줄어들게 됐다”고 말했다.

1997년 토니 블레어는 총리에 취임한 직후 사회적기업 발전의 중요성을 설파하고 정부적 지원을 시작했다. 후임 고든 브라운 총리 역시 사회적기업의 중요성에 공감하고 적극적인 진흥책을 펼쳤다. 홀브룩은 “사회적기업이 발전하게 된 계기는 유럽의 경기 침체와 복지를 국가가 다 커버하기 힘들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데 따른 것”이라며 “젊은 세대들이 나서서 우리가 대안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하면서 성장하게 됐다”고 밝혔다. 10년 동안 여러 사회적기업을 운영해온 홀브룩 역시 그런 젊은이들 중 한 사람이었다. 그는 영국 켄트주 질링엄 지역에 기반을 둔 아동지원사업 ‘프로젝트 선라이트(Project Sunlight)’에 초기부터 참여해 ‘커뮤니티 거점’의 하나로 발전시켰다. 소년원에서 출소한 청소년들과 라디오 방송국을 운영했고, 소외계층을 위한 무료 급식소를 운영하기도 했다. 그는 “기술이 없어서 일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사회적기업을 통해 기술을 배우고 일자리를 갖게 하는 일에 힘을 쏟았다”고 말했다.

홀브룩은 영국의 사회적기업이 성숙단계로 접어들었음에도 여전히 금융조달에 있어서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그는 “영국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혁신적인 정책을 실시했다”며 은행에 쌓은 휴면예금을 모아서 기금을 만들고 사회적기업가들에게 자금을 조달해주는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말했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