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새누리당, 서울시가 정보통신망을 통해 돈을 받고 운송을 알선할 경우 알선자를 처벌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한 것은 현행법에 관련 규정이 명확히 마련돼 있지 않아 우버(Uber)를 통제할 방법이 사실상 없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렌터카나 자가용을 이용해 돈을 받고 택시 영업을 할 경우 명백한 불법이지만 손님과 렌터카·자가용을 연결해 주는 중개 역할만 할 경우 처벌 조항이 마땅치 않은 탓이다. 법개정이 이뤄질 경우 우버는 국내에서 퇴출되거나 다른 형태로 영업을 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당정과 서울시는 우버와 계약을 맺은 렌터카 회사의 고급 차량을 연결해 주는 ‘우버블랙(Uber Black)’, 택시 면허가 없는 자가용 소유자를 승객과 연결해 주는 ‘우버엑스(Uber X)’가 명백한 불법이지만 현행 ‘여객자동차 운송사업법’에 이를 막을 수 있는 조항이 명확히 드러나 있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우버블랙의 경우 우버가 고객에게 렌터카 임차인을 알선하고 임차인이 유상운송을 한 경우 임차인은 여객자동차 운송사업법을 위반한 것으로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지만 렌터카 임차인을 알선한 우버에 대한 처벌조항은 없다.

또 우버가 고객에게 렌터카 회사를 소개하고 렌터카 회사가 고객에게 운전자를 알선하더라도 렌터카 회사에 역시 1000만 원의 벌금 부과가 가능한데 알선한 우버는 처벌을 면할 수 있다.

지난 8월부터 시범 운영 중인 우버엑스도 마찬가지다. 자가용 유상운송을 하면 운전자에게 2년 이하 징역형이나 2000만 원 이하 벌금형이 가능하지만 알선에 대한 처벌조항이 없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알선에 관한 명확한 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고 이에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정과 지방자치단체가 형사 고발, 사업자등록 말소, 공정거래위원회 약관 심사 의뢰에 이어 법 개정까지 추진하는 초강수를 두며 우버 압박에 나선 데는 택시업계의 반발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우버측은 “공유경제 사례 모델로 합법적인 서비스”라고 주장하고 있다.

박수진·임정환 기자 sujininv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