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세월호 침몰 15일째인 지난 4월 30일 다이빙벨이 사고해역에 투입되고 있다. 문화일보 자료사진

상영 전부터 논란을 빚어온 다큐멘터리 영화 ‘다이빙벨’이 첫 상영 후 더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 앵글-다큐멘터리 쇼케이스 부문에 초청된 이 영화는 부산시와 보수문화단체,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 유족대책위원회 등의 상영 취소 요구에도 당초 예정대로 6일 오전 11시 부산 해운대구 신세계백화점 내 CGV센텀시티에서 상영됐다.(문화일보 10월 6일자 19면 참조)

고발뉴스의 이상호 기자와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를 만든 안해룡 감독이 연출한 이 다큐멘터리는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가 세월호 사고 해역에 수중 장비인 다이빙벨을 투입했다 철수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 다큐는 3차례 투입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이 대표가 해양경찰청, 언딘 등 관계자로부터 여러 차례 방해를 받았고, 또 이 대표가 목숨을 위협 받은 일도 있었다고 주장한다.

특히 지난 4월 30일 사고 해역에 다이빙벨을 투입했다 산소가 공급 안 돼 다급하게 수면으로 끌어올리는 장면 이후에 바로 이 대표가 구멍난 산소 공급 호스를 들어보이며 “이게 이게…”라고 말하는 장면을 붙여서 보여준다. 이 장면을 보면 누군가 일부러 잘랐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이렇듯 이 영화는 객관적 증거나 다른 쪽의 반론은 배제한 채 이 기자의 관점에서 이 대표의 주장만을 보여준다.

이 때문에 이날 이 영화를 직접 관람한 한성식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 유족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런 영화를 유족들에게 먼저 물어보지도 않고 마음대로 제작, 상영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며 “잔뜩 의문만 던져주는 영화이고 한쪽 측면에서만 일방적으로 자신의 입장을 전달하는 영화”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한 부위원장 등 일반인 희생자 유족대책위 측은 이 영화가 이미 상영됐으므로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 등의 법적 조치는 실효성이 없다고 판단, 추후 법적 대응은 하지 않기로 했지만 오는 10일로 예정된 2차 영화 상영은 유족들과 함께 계속 반대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부산국제영화제 조직위원장인 서병수 부산시장도 “앞으로 영화제 위상에 영향을 미치는 이런 영화는 계속 상영을 반대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서 시장은 6일 “영화제 운영을 철저히 영화인들의 자율에 맡긴다는 점에서는 예전이나 앞으로나 변함이 없지만 자율에는 책임도 따르는 법”이라며 “이 같은 영화의 상영을 반대하는 조직위원장의 권한에 대한 끈을 놓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 = 김기현·김구철 기자 ant735@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