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색의 힘’… 문학평론가가 풀어낸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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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평론가가 풀어낸 영화 이야기는 어떤 느낌일까. 문단에서 가장 인정받는 젊은 평론가로 꼽히는 신형철(38·문예창작학·사진) 조선대 교수가 영화평론집 ‘정확한 사랑의 실험’(마음산책)을 냈다. 지난 2012년부터 최근까지 ‘씨네21’ 등에 발표한 글 22편을 엮었다.

책은 ‘올드보이’ ‘피에타’ ‘우리선희’ ‘건축학개론’ ‘500일의 썸머’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등 국내 영화 팬들에게 익숙한 27편의 영화를 다룬다. 특유의 짜임새 있는 논리와 유려한 문장으로 사랑과 욕망의 문제, 윤리와 사회, 성장의 의미에 대해 논한다.

신 교수는 책 머리말에서 ‘정확하게 사랑받고 싶었어’라는 시인 장승리의 시 ‘말’ 한 구절을 소개했다. 이 말이 세상의 모든 작품들이 해석자에게 하는 말처럼 들렸다고 한다. 그는 이 요청에 응답하기 위해 영화에 대한 ‘가장’ 좋은 해석을 꿈꾸며, 그래서 영화를 ‘가장’ 정확하게 사랑하려고 문학비평을 할 때처럼 영화를 보고 또 봤다. “한 편의 영화를 영화관에서 대여섯번 보고 나서 열 줄로 이뤄진 단락 열네 개를 쓰고 나면 한 달이 갔다.”

그러면서도 신 교수는 “영화라는 매체의 문법을 잘 모르는 내가 감히 영화평론을 쓸 수는 없다. 영화를 일종의 활동서사로 간주하고, 문학평론가로서 물을 수 있는 것만 겨우 물어보려 한다”고 겸손해했다. 하지만 영화감독 박찬욱은 추천사에서 신 교수의 영화평론에 대해 “이렇게 엄격한 사색의 결과를 이렇게 정확하고 유려하게 표현한 글을 얻는다면 그 영화는 복되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번 책은 신 교수가 곧 아내가 될 신샛별(28) 씨에 대한 넘치는 사랑을 드러내 또다른 화제를 낳고 있다. 신 씨는 2012년 ‘문화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뒤 문학계간지 등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후배 문학평론가로, 두 사람은 오는 9일 화촉을 밝힐 예정이다. 신 교수는 책 표지에서 “신샛별 나의 절대적인 사람에게”라고 썼다. 또 “이 책에 실린 글 중 하나는 프러포즈를 위한 글”이라고 소개하며 “그녀를 정확히 사랑하는 일로 남은 생이 살아질 것”이라고 했다.

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