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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 지성의 힘으로 세상을 바꾸는 조용한 시민혁명을 꿈꾸는 시민 모임인 포럼 ‘오래’(회장 함승희)가 정치, 경제, 외교, 문화, 교육 등 각 분야에서 혁신이 어떻게 이뤄져야 하는지를 점검하고 대안을 제시한 ‘세상을 바꿔라 2’(조명문화사)를 내놨다. 이는 지난 2012년 출간한 ‘세상을 바꿔라 1’에 이은 두 번째 책이다.

함승희 포럼 오래 회장은 “대한민국호라는 공동운명체를 움직이는 기본틀(제도)과 이를 운행하는 사람들(지도자, 리더십, 정책)의 철학과 능력에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되고, 이를 혁신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지만 원론적인 주장만 무성할 뿐 어떤 개혁도 가시적 실천으로 옮겨지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이에 대한 이유를 “개혁적 사고와 강력한 추진력을 가진 개혁 주도 세력, 역사를 책임질 국가적 리더십의 부재, 공공성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든 기득권 세력” 때문이라고 함 회장은 분석했다. 이 같은 인식 아래 함 회장을 포함해 윤평중 한신대 교수, 김병준 국민대 교수, 조윤제 서강대 교수 등 13명의 학자와 전문가들이 13편의 글을 묶었다.

윤평중 교수는 ‘공화주의와 국가이성론으로 본 국가혁신 프로젝트’라는 글에서 민주공화국에서 지도자와 국민 모두에게 요구되는 덕목 중 하나가 정치적 비르투(virtu·단호하고 기민한 판단능력)라고 강조한 뒤 국가통치의 사사화(社事化)를 지양하고 시민과 지도자 모두가 선공후사(先公後私)의 공공의식으로 재무장해야 한다고 밝힌다.

김병준 교수는 ‘정치개혁의 방향, 의사결정론적 관점에서 본 국회와 정당’을 통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발달로 선거에 의한 대의민주주의의 의미 자체가 변질됐다고 지적한 뒤 한국정치가 국익과 민의를 제대로 반영하기 위해서는 중선거제 도입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함 회장은 ‘국가혁신의 제1 과제는 반부패 개혁이다’라는 글에서 40년간 국가 주도로 이뤄진 고도의 성장 과정에서 정·관·재계뿐 아니라 국민의 마음속에 깊게 자리한 부패구조와 부패심리를 혁파하지 않고는 지속적인 성장은 고사하고 국가의 존속 자체가 위태롭다고 경고했다.

이와 함께 조윤제 교수, 권혁세 전 금융감독원장, 김기범 전 KDB대우증권 사장 등은 경제와 금융분야를 점검했고, 안광찬 단국대 국가위기관리연구소장은 국가재난관리대응체제의 문제점을, 우진훈 중국 런민(人民)대 교수는 한국 외교 전략을 설명했다. 또 이병민 서울대 교수는 교육 패러다임 혁신이, 이만수 서울대 의대 교수는 국민과 지도자의 정신 건강을 제고하는 것이 성숙하고 안전한 사회를 위한 조건이라고 밝혔다.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