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2일 개인정보 유출 대란 관련자들을 대거 징계한다.

금감원은 이날 오후 제재심의위원회에 개인정보 유출 사태 건을 단독 상정, 징계 수위를 정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국민·롯데·농협 등 카드 3사 및 한국씨티은행·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 등의 전·현직 임직원 70여 명이 징계 통보를 받은 상황이다.

이 중엔 하영구 씨티은행장·리처드 힐 전 한국SC은행장 등을 비롯, 국민·롯데·농협 등 카드 3사 전직 최고경영자(CEO)들이 징계 대상에 올라와 있다. 특히 하 행장을 제외하고 나머지 4명은 모두 중징계 안이 상정된 상태다.

다만 개인정보 유출 건수가 가장 많았던 국민카드 건의 경우에는 이날 제재심의위에서는 제외될 예정이다. KB금융지주 산하의 은행과 카드사 간의 개인정보 이전 문제를 놓고 감사원과 금융당국 간의 판단이 엇갈리면서 이견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금융당국의 중징계(직무정지)에 불복하는 소송을 냈다가 결국 취하한 임영록 전 KB금융 회장 사태를 계기로 금감원이 국민카드의 개인정보 유출 건에 대해 보강 검사를 벌이고 있다. 금감원은 이르며 이달 중하순에나 국민카드 건을 제재심의위에 상정할 것으로 보인다.

나머지 4개사와 관련된 징계 건은 이날 결론이 나올 것으로 확실시된다. 이미 수사기관의 조사로 사실관계는 확인됐기 때문에 경영자의 감독 책임이나 징계 수위를 판단하는 일만 남아 있다. 특히 혼자서만 경징계를 통보 받은 하 행장의 징계 수위를 놓고 논란이 예상된다.

이와 관련, 씨티은행뿐만 아니라 한국씨티그룹캐피탈의 개인정보 유출 건도 추가로 터진 데다 내부 직원의 정보 유출로 인해 사기 사건이 발생하는 등 2차 피해도 발생한 상황이어서 한국씨티그룹 회장을 겸직 중인 하 행장의 책임이 결코 가볍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관범 기자 frog7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