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이 150여 일간 법안 하나 처리하지 못하다가 30일 정기국회 공전 한 달만에 가까스로 정상화시킨 가운데 내년 국회의원 세비 인상에 대한 비판이 뜨거워지고 있다.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국회에 대한 비난 여론이 고조되면서 이정현 새누리당 최고위원 등이 추석 상여금을 반납하기로 한 것처럼, 의원들 스스로가 세비 인상을 거부하거나 반납하는 자성의 모습을 보여야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공무원의 봉급 인상률에 맞춰 내년 국회의원의 세비를 올해보다 3.8% 인상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액으론 올해 1억3796만 원에서 내년엔 1억4320만 원으로 524만 원이 늘어날 예정이다.

아직 확정은 안됐지만 이에 따라 국회의원과 국회의원을 보좌하는 보좌진의 세비는 물론, 각종 수당 등도 일제히 오를 전망이다. 앞으로 국회의원 세비와 공무원 봉급을 인상하기 위해 국회는 예산안을 심의한 뒤 인상폭을 확정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이 최고위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내년 국회의원 세비를 3.8% 인상한다는 안에 예결위원으로서 분명히 반대하겠다”며 “공무원 봉급 일괄 인상에 따른 결과라는 점을 감안해도 국회의원 스스로 세비 인상안에 대해선 거부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본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벼룩도 낯짝이 있다고 했다. 우리 국회가 무슨 낯으로 세비 인상안에 스스로 동의한단 말이냐”면서 “이것은 염치의 문제이고 양심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만용 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