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시민 참여 방식의 서울시민인권헌장 제정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동성애 차별 금지 내용 포함 여부를 놓고 시민단체들이 반발해 논란이 일고 있다.

29일 서울시, 동성애입법반대국민연합 등에 따르면 서울시에 의해 선발된 시민 180명(30명의 전문 위원 포함)이 서울시민인권헌장 제정 작업을 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8월 신청자 1570명 가운데 서울시민인권헌장 제정 시민위원 150명을 선발했고 원활한 진행을 위해 30명의 전문 위원을 여기에 추가했다. 현재까지 2차례 대규모 원탁회의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성애입법반대국민연합 관계자는 “인터넷상에 공개된, 지금까지의 서울시민인권헌장 제정 시민위원회 회의 결과를 보면 동성애 합법화 내용을 적극적으로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회의 결과 사회적 약자란에 ▲성소수자(동성애자)에 대한 권리 ▲성소수자, 성적 지향(동성애)에 따른 차별 금지 ▲서울시가 소수자에 대한 혐오 행위에 대해 엄격히 다뤄야 한다는 내용 ▲여성, 성소수자, 이주민 등에 대한 안전 보장(범죄방지) 등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서울시민인권헌장 시민위원회 위원장으로 안경환 전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부위원장으로 문경란 전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이 각각 선정됐는데 이들은 모두 동성애 차별 금지 제도 마련에 대해 지지 성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성애입법반대국민연합은 이와 관련, 서울시민인권헌장에 동성애 차별 금지 조항을 넣기 위한 사전 작업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동성애입법반대국민연합은 오는 10월 2일 오후 서울시청 서소문 별관 앞에서 서울시민인권헌장의 동성애 합법화 조항 반대 관련 집회를 열 예정이다. 이들은 동성애가 합법화될 경우 많은 사회적 혼란이 발생하고 동성애와 상관관계가 높은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 발생을 조장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고 주장했다. 김한길 새정치민주연합(당시 민주통합당) 의원 등은 지난해 초 동성애 차별 금지를 주내용으로 하는 차별금지법을 발의했으나 기독교계와 보수 시민단체들의 극한 반대로 이를 철회한 바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시민인권헌장은 오는 12월 10일 세계 인권의 날에 맞춰 제정, 발표될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재 내부 토론이 진행중이기 때문에 서울시민인권헌장의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며 “서울시민인권헌장은 법적 구속력을 갖지 않지만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통해 제정되는 만큼 향후 서울시는 서울시민인권헌장의 정신을 시정에서 구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