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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사실 사랑 이야기를 좋아해요. 평소 진지한 사랑 이야기를 표현해보고 싶었어요.”

그동안 여러 영화에서 신비로운 이미지를 쌓아온 배우 신민아는 새 영화 ‘나의 사랑 나의 신부’(감독 임찬상·사진)에서 처음으로 기혼 역할을 맡아 현실적인 주부 캐릭터를 선보인 것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이명세 감독의 동명 영화(1992년)를 리메이크한 이 영화는 연인이 부부가 된 후 갈등하고 후회하다가 다시 서로 보듬는 이야기를 담았다. 다소 진부한 내용이 조금은 식상하게 다가오지만 요즘 세태를 반영한 신혼부부의 에피소드들과 웃음을 유발하는 장면들이 로맨틱코미디의 맛을 잘 전해준다.

원작에서 박중훈과 고 최진실이 연기한 영민과 미영은 각각 출판사 직원과 전업주부였지만 리메이크작에서는 9급공무원과 미술학원 강사로 직업이 바뀌었다. 신민아는 독립적인 성격을 지닌 미영 역을 맡아 영민 역의 조정석과 첫 호흡을 맞췄다.

24일 시사회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신민아는 “내가 기존에는 색깔이 분명한, 혹은 현실과 동떨어진 캐릭터를 많이 했다”며 “하지만 이번 영화에서는 조금 현실적인 내 모습이 드러나지 않았나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모든 배우가 기존에 보여주지 못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하고, 그걸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한다”며 “나 역시도 이번 작품을 통해서 조금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신민아는 전작인 ‘경주’(감독 장률)에서는 기품있고, 우아하지만 예측할 수 없는 엉뚱한 매력을 지닌 전통찻집 여주인을 연기했다. 당시 그는 “그동안 밝고 건강한 모습을 보여왔는데 이번 영화에서 자칫 튀지 않을까 걱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이번 유부녀 연기도 부담이 컸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유부녀 연기에 대해서 많이 생각했고, 걱정도 됐다”며 “하지만 평소 진지한 사랑 이야기를 표현해보고 싶었기 때문에 이 작품이 그런 고민을 해결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신민아와 조정석은 신혼부부의 알콩달콩한 모습을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특히 조정석이 신민아와 눈만 마주치면 바지를 벗는 장면이 큰 웃음을 자아낸다. 이에 대해 신민아는 “남자 팬티를 하루에 그렇게 많이 본 건 처음이었다”며 “한 컷 찍을 때마다 조정석 씨가 ‘팬티 좀 갈아입을게요’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조정석은 “사실 그 장면은 신민아 씨 아이디어다”라며 “다양한 팬티를 보여드리기 위해 여러 번 갈아입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또 “신민아 씨는 배려심이 많은 사람이라고 느꼈다”며 “또 굉장히 순수한 게 큰 장점으로 생각된다. 순수함이라는 큰 무기를 지니고 있어서 인간적으로나 배우로서나 매력적이지 않나 싶다”고 신민아와 처음 연기한 소감을 밝혔다.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