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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권의 대표적 절경인 전남 ‘화순적벽’(사진)이 30년 만에 민간에 개방된다. 시인 김삿갓(본명 김병연·1807∼1863)은 적벽의 아름다움에 매료돼 오랜 방랑생활을 끝내고 이곳에서 만년을 보냈다.

광주광역시는 1985년 동복댐 상수원보호구역 지정으로 출입이 통제된 화순군 이서면의 적벽을 오는 10월 하순부터 사전예약 방식으로 개방할 계획이라고 23일 밝혔다. 시는 화순군과 오는 10월 6일 관련 협약서를 교환한 뒤 같은 달 23일 첫 개방행사를 가질 계획이다. 적벽은 그동안 설과 추석, 한식 때 벌초나 성묘를 하려는 실향민들에게만 개방됐을 뿐 일반인의 접근이 허용되지 않았다.

적벽 개방은 사전에 화순군에 예약을 한 사람에 대해서만 군 전용버스를 이용해 이뤄진다. 주 3회 오전과 오후 적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망향정까지 이동해 관람하도록 한다는 것. 다만 상수원 보호를 위해 음식물 소지와 쓰레기 투기 등 행위는 엄격히 제한된다. 또 안전을 위해 동절기 3개월(12월∼다음해 2월)간은 개방이 중단된다.

화순군은 상수원 관리책임이 있는 광주시에 적벽의 개방을 요구해 왔다.

적벽은 화순 옹성산(해발 572m) 자락을 둘러친 7㎞ 길이의 절벽으로, 휘감아도는 창랑천과 어우러져 비경을 뽐낸다. 노루목적벽, 보산적벽, 창랑적벽, 물염적벽 등 4개로 이뤄져 있으며 일제 강점기 때는 ‘조선 10경’으로 불렸다. 그중 으뜸인 노루목적벽은 동복댐 조성으로 전체 높이 100여m 가운데 3분의 1 이상이 물에 잠겼지만 위용은 여전하다.

광주 = 정우천 기자 sunshin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