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사이니지(Digital Signage) 산업이 본격적인 성장세에 들어서며 삼성전자·LG전자 등 관련업계에 고화질·대화면 경쟁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오는 2020년에는 이를 둘러싼 국내시장이 산업생산 32조 원, 고용 12만 명의 규모로 성장할 것이란 분석이 나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제4의 미디어’로 불리는 디지털 사이니지는 공공장소에서 문자와 영상 등 다양한 정보를 네트워크로 연결해 전달하는 디지털 영상장치로, 정보기술(IT)이 결합된 옥외 광고물이다. 최근 들어 TV시장의 성장이 정체되자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각광받고 있다.

산업연구원(KIET)은 22일 보고서에서 현재의 잠재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을 감안해 산업 전체가 매년 5.5% 성장할 경우, 디지털 사이니지 산업은 오는 2020년 생산과 고용 규모가 각각 5조9623억 원, 2만1622명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서 적용범위를 확대하고 연 30%의 최근 성장 추세를 이어간다면 생산유발 효과는 각각 31조6644억 원, 11만5008명으로 급증한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현재(2012년 기준)는 생산 3조8850억 원, 고용 1만4809명에 달하고 있다.

디지털 사이니지를 구현하려면 디스플레이와 각종 제어를 위한 하드웨어, 이를 구동하는 소프트웨어와 솔루션, 통신 네트워크, 이들을 아우르는 시스템통합, 콘텐츠 등 5개 산업의 결합이 필요하다. 특히 콘텐츠가 고차원화되고 적용범위도 급속히 확대될 것으로 예상됐다. 예를 들어 미술관·박물관에서 사람 형태의 인공지능 홀로그램이 큐레이터 역할을 하거나, 사이니지가 행인들의 특성을 파악해 맞춤형 광고를 투사하는가 하면, 패턴분석을 통해 지하철 등에서 이상행동자를 감별해 냄으로써 범죄나 자해를 방지하는 등 각종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최광훈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디지털 사이니지 산업의 다중 융복합 특성에 반해, 소관 정부부처가 지나치게 분산돼 있고 협력도 미흡해 정책 효율성 저하나 시장 참여자들 간 혼란이 초래되고 있다”며 “정책 융합 및 체계적 집행을 위해 부처 간 역할 분담을 통한 유기적 대응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오승훈 기자 oshu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