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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달러 ‘초강세’로 엔·달러 환율이 한때 109엔을 돌파하는 등 엔저(엔화 가치 하락) 현상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엔·달러 환율 10엔 상승 시 일본 상장기업들의 영업이익이 1조9000억 엔(약 18조2000억 원) 급증할 것이라는 일본 내부 분석 결과도 제시되고 있다.

美FOMC 이후 ‘슈퍼달러’기조 강화
1달러=108엔 치솟아… 6년만에 최고

달러 강세로 원·달러 환율도 오르고 있지만 더 가파른 엔화 약세로 원·엔 환율이 하락하면서 일본과 수출 경합을 벌이는 국내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 우려도 증폭되고 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와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지난 16∼17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외환시장에서 글로벌 달러 강세 기조가 더욱 강화하면서 엔저가 가속화하고 있는 양상이다. 18일 도쿄(東京)시장에서는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08엔대 후반까지 치솟으며 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21일 뉴욕시장에서는 한때 109엔을 넘어섰다. 엔저 재개로 닛케이평균주가도 18일 종가 기준으로 8개월 만에 16000을 회복했다. 외환 전문가들은 달러당 110엔대까지 엔저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꾸준히 제기하고 있다. 이 같은 엔저로 일본 수출 기업들이 큰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미즈호은행의 추계에 따르면 엔·달러 환율이 10엔 상승할 경우 일본 상장기업들의 영업이익은 1조9000억 엔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업종은 6000억 엔, 기계 및 전자기기는 1조2000억 엔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 엔저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됐다. 엔저가 지속되면 일본 기업의 수출 가격은 물론 해외 자회사의 수익도 엔화 환산 시 증가하기 때문이다.

엔저가 더 심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하이투자증권은 달러화가 구조적 강세 국면에 진입하면서 엔·달러 환율이 내후년에 최대 130∼140엔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같은 엔저 지속 전망 배경으로는 ▲달러화가 1995∼2001년 2차 달러 강세 국면과 같은 중장기 강세 국면으로 진입 ▲이머징 금융시장 불안 ▲미·일 통화정책 차별화에 따른 금리 차 확대 등이 제시되고 있다. 이에 따라 달러 강세로 원·달러 환율도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더 가파른 엔저로 엔·달러 환율은 현재 900원대 중반에서 800원대 수준까지 추락(엔화에 대한 원화 강세)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상무는 “엔저 가속화로 한국은행이 원·엔 환율 수준을 일정 수준에서 방어하기 위해 추가 정책금리 인하 등을 시행할 여지가 상대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충남 기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