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를 국빈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21일 오후(한국시간 22일 오전) “한·캐나다 자유무역협정(FTA)은 양국 간 협력 잠재력을 극대화하는 새로운 동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양국 정부는 지난 3월 협상을 타결, 22일 오후(한국시간 23일 오전) 박 대통령과 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정식 서명하는 한·캐나다 FTA를 계기로 에너지·자원, 과학·기술, 북극 개발·보호 등 경제 분야와 인적·문화적 교류 면에서 협력관계를 획기적으로 확장해 나갈 방침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데이비드 존스턴 캐나다 총독 주최로 수도 오타와의 총독관저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과 국빈 만찬에서 “올해 한국과 캐나다는 우정을 더욱 깊게 만드는 중요한 전환기를 맞고 있다”며 “한·캐나다 FTA는 상호 신뢰와 존중의 상징으로 양국관계의 발전을 위한 새로운 도약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존스턴 총독도 “역사적인 FTA는 양국 모두를 번영하게 해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2005년 7월 협상을 시작해 3월 타결된 한·캐나다 FTA는 양국이 협정 발효 후 10년 내에 수입액의 약 99%에 대해 관세를 철폐하는 ‘높은 수준의 FTA’다. 한·미 FTA에 이어 한·캐나다 FTA까지 타결됨에 따라 미국·캐나다·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간의 시너지 효과를 제고할 수 있게 됐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은 “전 세계 14대 경제대국 중 우리가 9개국과 FTA를 체결하게 됐다”며 “미체결국인 중국, 일본, 러시아, 브라질 가운데 한·중 FTA도 마지막 단계로 연내 타결이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10월 초 국회에 한·캐나다 FTA 비준동의안을 제출,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처리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한·캐나다 FTA 타결로 국내총생산(GDP) 기준 세계 11위 경제규모인 캐나다에 승용차 등 주력 품목의 수출을 확대할 길이 열리지만 축산 농가에는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는 현재 한국산 자동차에 부과하는 관세 6.1%를 발효 시점부터 2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철폐하기로 했다. FTA가 내년 발효될 경우 2017년에는 한국산 자동차가 무관세로 캐나다 시장에 들어가는 것이다. 가격경쟁력 면에서 일본 및 유럽산 자동차보다 우위에 서고 NAFTA 회원국인 미국·멕시코산 자동차와 비슷한 조건에서 경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은 쌀과 분유, 치즈 등 211개 품목을 양허(관세 철폐) 대상에서 제외하되 쇠고기는 15년 안에, 돼지고기는 세부 품목별로 5년, 또는 13년 안에 관세를 점진적으로 낮춰 없앤다. 정부는 양국 FTA 체결의 모멘텀을 다른 분야 협력 확대로 이어갈 방침이다.

오타와 = 오남석 기자 greente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