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의 계절 가을을 맞아 사회적기업 출판사들이 소외계층을 위해 발간한 따뜻한 책들을 읽어볼 만하다.

보통사람의 모든 이야기를 기록하자는 취지로 설립된 사회적기업 ‘이야기너머’는 경기 안양시 ‘수리 장애인종합복지관’에 다니는 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들과 함께 ‘생애사 쓰기 프로젝트’를 진행해 그 내용을 책으로 출간했다. 처음 프로젝트를 시작했을 때는 저마다 감정이 북받쳐 올라 울음소리만 가득했으나 마침내 아픔을 견뎌내고 세상을 향해 마음을 열었다. 그렇게 탄생한 ‘뜻밖의 여정’(박현숙 외 4명 지음)은 다소 서툴고 투박한 문체지만 그들이 풀어놓은 절절한 삶의 기록은 읽는 이의 마음을 울리기에 충분하다.

‘내 인생에 저 아이가 없었다면 교만하고 이기적인 내가 어찌 사랑을 실천하며 살 수 있었겠는가’(이금화·레녹스증후군 장애아 어머니), ‘언제까지라도 너를 지켜줄 거야. 엄마 죽는 날까지 최선을 다할 거야’(전군자·뇌병변장애아 어머니) 등 장애아 부모들의 솔직한 이야기들을 만나볼 수 있다.

사회적기업 ‘도서출판 점자’는 시각장애인뿐 아니라 일반 아동도 촉감으로 읽을 수 있는 ‘손으로 읽는 그림책’(전7권) 시리즈를 출간했다. 도서출판 점자는 오감 발달이 아이들의 성장에 중요한 요소임을 인식하고 장애인과 비장애인 아동 모두가 읽을 수 있는 점자책을 출간하고 있다.

큰 글씨로 인쇄된 문학전집을 발간하는 사회적기업 ‘큰 글’은 보통 10∼12pt 크기를 쓰는 일반 인쇄물보다 훨씬 큰 20.5pt 글자로 시각장애인, 저시력자, 노인을 위한 도서를 발행한다. 스마트폰으로 글자를 소리로 들을 수 있는 바코드를 삽입한 오디오북 기능도 제공한다. 독서 취약계층이 전 국민의 20%에 달하지만 이들을 위한 출판물은 2%도 채 되지 않는 상황을 포착, 이 같은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