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평지 참호전? 이라크 북부 쿠르드 자치정부의 군사조직인 페시메르가의 전사들이 18일 에르빌에서 남쪽으로 40㎞ 지역에 위치한 그웨 타운에서 경비를 서고 있다. 미군은 이날 모술에 위치한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의 훈련캠프를 폭격하는 등 지난 8월 이후 176회의 폭격을 했다고 밝혔다. EPA 연합뉴스

미국이 시리아의 이슬람국가(IS) 공습 준비를 완료했지만 정작 지상군 역할을 수행할 시리아 온건파 반군이 ‘오합지졸’로 평가되고 있어 고민에 빠졌다. 국방부에서는 시리아 반군인 자유시리아군(FSA)을 훈련시키기 위해서는 1년 정도가 걸릴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어 IS 격퇴작전의 효율성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18일 미 상원은 이슬람 수니파 반군 IS 격퇴를 위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시리아 반군 훈련·지원 권한’ 승인 요청안을 찬성 78표 대 반대 22표로 통과시켰다. 전일 하원에서도 같은 법안이 통과돼 미국의 FSA에 대한 군사적 지원은 법적인 절차 요건을 갖추게 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법안 통과 직후 “미국은 포괄적이고 지속가능한 대테러 전략을 추구해야 한다”며 “의회의 초당적인 연대와 지원은 이 같은 전략의 중요한 요소”라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미국은 오바마 대통령이 명령만 내리면 언제든지 시리아 IS 격퇴작전에 들어가는 사실상 공습 대기 상태에 들어갔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언제든 그가 선택하는 시점에 시리아 공습을 명령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척 헤이글 국방장관도 이날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나와 마틴 뎀프시 합참의장은 이미 내부적으로 시리아 공습을 승인한 상태”라고 밝혔다.

CNN은 익명의 관리들의 발언을 인용해 “정보 및 군사 분야의 목표물 탐지 전문가들이 지난 수주 동안 분석작업을 진행해 시리아 IS 목표물 공습목록을 작성했다”며 “조만간 오바마 대통령에게 공식 보고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국방부 지휘관들 사이에서는 미군의 공습과 병행해 지상 전투를 맡을 FSA의 군사적 역량을 신뢰하지 못하고 있다. 뎀프시 합참의장은 청문회에서 “시리아 반군을 작전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하는 전투대기 상태로 훈련시키기 위해서는 1년 정도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시리아 반군이 IS 격퇴보다는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의 전복에 관심이 많은 것도 미국으로서는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미국이 FSA에 지원하는 무기가 정권 전복 전투에 사용될 경우 새로운 국제분쟁을 발생시킬 우려도 있다.

워싱턴 = 이제교 특파원 jk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