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한국전력 본사 부지 매각을 위한 입찰 마감이 17일 오후로 임박한 가운데 입찰 결과에 재계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은 매각 대상인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한전 본사 부지 전경. 연합뉴스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한국전력 본사 부지 입찰 마감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누가 최종 낙찰자로 선정될지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이미 입찰 참여를 선언한 현대차그룹에 이어, 그간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던 삼성그룹도 내부적으로 응찰 방침을 굳힌 것으로 확인돼 재계 1·2위 기업 간 ‘맞대결’로 압축된 인수전에 긴장감이 한껏 고조되고 있다.

한전은 17일 오후 4시까지 입찰을 진행한 뒤 최고 가격을 써낸 입찰자를 18일 오전 10시 낙찰자로 선정·발표할 예정이다.

삼성 관계자는 16일 “실무팀에서 한전 부지 입찰에 참여하는 쪽으로 준비 중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입찰가격 등에 대한 최고경영진의 최종 판단이 남아 있어 공식 입장을 내놓을 상황은 아닌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는 한전 부지의 활용 방안과 관련, “낙찰자로 선정될 경우에만 구상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입찰 단계부터 삼성의 플랜이 공개될 경우 낙찰가격 상승을 초래할 수 있고, 불필요한 논란이 불거질 수 있는 만큼 ‘철통보안’을 유지하겠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입찰 참여는 삼성전자가 주도하고 있다. 17일 이사회를 열어 응찰 계획을 확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9년 삼성물산이 한전 부지 일대를 초대형 복합상업단지로 개발하는 방안을 내놓은 바 있으나 이번 삼성의 개발구상은 전혀 다른 차원일 것으로 재계는 전망하고 있다.

현대차도 17일 이사회를 열어 입찰 참여 방식 등을 확정할 계획이다. 현대차 고위관계자는 “한전 부지에 통합사옥을 마련할 계획이어서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 실제 입주할 자동차 관련 계열사들이 대부분 참여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전 부지는 규모가 7만9342㎡로 공시지가 1조4837억 원, 감정평가액 3조3346억 원이다. 단일 자산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 입찰이다. 인수전의 승패는 누가 더 비싼 값을 부르느냐에 달려 있다.

이에 따라 두 그룹은 마감 시간 직전까지 입찰가격을 얼마나 써낼지를 놓고 치열한 신경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고위 관계자는 “낙찰가격은 경영상 타당성이 있는 적절한 수준이어야 한다”면서 “무리한 가격을 써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부동산 업계에선 ‘감정가+α’로 정해질 낙찰가격이 4조 원은 넘어설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전체 개발비용은 10조 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오승훈 기자 oshu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