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가 담뱃값 인상 계획을 내놓는 등 강력한 금연 정책을 펼치면서 금연을 결심하는 흡연자가 늘어나고 있지만, 일선 보건소 금연클리닉이 점심시간에는 운영을 하지 않아 직장인들로부터 불만을 사고 있다. 흡연율을 낮추려면 가격부터 올릴 게 아니라 금연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정책부터 세밀히 보완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12일 서울 마포구 공덕동의 한 대기업에 근무하는 김모(30) 씨는 최근 담뱃값 인상 소식을 듣자 금연을 결심하고 보건소 금연클리닉을 찾았다. 업무 시간엔 자리를 비울 수 없어 점심시간을 이용해 보건소를 찾았지만, 오후 12∼1시까지 금연클리닉 역시 점심시간을 이유로 문을 닫아 상담받을 수 없었다. 김 씨는 “금연클리닉 운영시간을 탄력적으로 조정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지역 각 보건소 금연클리닉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하지만, 점심시간에 문을 여는 곳은 없다. 그나마 매달 둘째, 넷째 토요일에는 운영되지만,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아 이용자가 많지 않은 실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15일 “예산과 보건소 직원 근로여건 문제 등으로 점심시간 근무까지 강제할 수 없는 형편”이라며 “직장인이 많은 종로구와 중구를 중심으로 이동 금연클리닉을 운영하며 최대한 직장인들의 불편을 덜어주려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2014년 6월 현재 3만3664명이 보건소 금연클리닉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연클리닉을 4주간 이용한 3만1657명 가운데 75.1%인 2만3763명이, 6개월간 이용한 2만5428명 중 41.5%인 1만549명이 금연에 성공했다고 자가보고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대종 기자 bigpap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