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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출간된 여행 관련 신간들을 통해 우리가 떠나고 싶은 곳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인도·아름다움에 병든 자(김태형 지음 / 마음산책) = 시인 김태형이 두 번의 깊은 인도 여행을 한 뒤 써내려간 산문과 사진을 전작으로 묶은 책이다. 직접 찍은 58컷의 사진과 40편의 산문이 실려있다. 그에게 여행은 “비록 한순간일지라도 자기가 살아온 강제된 질서를 벗어나 온전히 자기를 마주하게 하고, 그렇게 나와 전혀 다른 나를 받아들이게 하는 것”이다. 시인은 “무엇을 찾아서 이렇게 잔인할 정도로 뜨거운 폭염의 나라에 왔던 것일까. 어쩌면 그것은 신이 아니었을까”라고 자문하며 결국 “신이 만든 것들은 아름다움”이라고 한다. 인도는 아름다움이다.

★하와이·꿈꾸는 하와이(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 민음사) = 소설가 요시모토 바나나의 하와이 여행기이자 그곳에서 만난 사람과의 우정이야기이다. 남국의 보석 하와이에 보내는 그녀의 러브레터다. 바나나에게 하와이는 “인간이 얼마나 미미한 존재인지를 깨닫게 하는 아름다움”이라고 한다. “저녁때가 되면 모두의 얼굴이 살짝 로맨틱해진다. 태양이 바다로 떨어지면서, 사람들의 인상도 여유로워진다. 여기는 역시 천국, 그래서 ‘악함’까지도 여기 있고 싶어 하는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바나나에게 하와이는 천국이다.

★베이징·자금성 이야기(이리에 요코 지음 / 돌베개) = 일본, 중국 역사 관련 책을 써온 일본 작가의 자금성 인문 가이드. 중국 명·청 제국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긴 자금성이라는 공간을 차근차근 누비며, 각각의 공간들이 어떤 의미를 담고 조성됐으며 실제로 그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를 설명해준다. “천안문에서 출발해 청대 역사의 흐름을 더듬어 가면서 왕조의 영고성쇠와 황제를 중심으로 그곳에 살았던 사람들의 삶과 죽음을 동시대적 시점으로 마주하는 시간여행을 해나간다.” 자금성은 시간여행이다.

★라오스·Laos, 꽃보다 라오스(후지타 아키오 지음 / 동아시아) = 케이블 TV 인기 프로그램인 ‘꽃보다 청춘’의 촬영지로 새롭게 떠오른 라오스. 일본의 라오스 전문가가 라오스 정부 공식 가이드북(영어판)을 토대로 새롭게 선별, 편집, 보완한 여행 가이드북이다. 서양인의 시각을 넘어 아시아인들이 관심을 갖고 궁금해할 요소들이 가득하다. 문화, 예술, 역사에 대한 전문적이고 깊이 있는 배경 지식을 활용, 인문학적으로 풍부한 여행을 경험하도록 도와준다. 책에 따르면 라오스는 시간이 중첩되고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나라. 시간이 머무는 땅이다.

★유럽·슬로푸드를 찾아 떠난 유럽 미식 기행(노민영 글·사진) = 치즈부터 파스타, 와인, 살라미, 발사믹 식초에 이르기까지 유럽의 다양한 슬로푸드를 체험하고 돌아온 슬로푸드 운동가의 유럽 미식 여행기. 관광객이 북적이는 박물관이나 명품 가게 대신 시골 마을의 오래된 와이너리, 삶이 있는 전통시장으로 안내한다. 이탈리아를 다녀온 작가에게 주위 사람들은 묻는다. “왜 너는 명품 가방 하나 안 사왔니?” 그의 대답은 이렇다. “난 25년산 명품 발사믹 식초 한 병 사왔어.” 그녀에게 유럽은 발사믹 식초거나 렌틸콩을 넣은 살라미 수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