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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준 ‘유럽 도자기 여행’

세계를 여행하며 유럽 문화에 대한 글쓰기 작업을 하고 있는 저자의 동유럽 도자기 기행기이자 동유럽 도자기 마을 답사기이다.

“그냥 도자기가 좋아서 자세히 알고 싶었고, 그렇게 알아가다 보니 명품 도자기를 만드는 곳을 직접 가보고 싶어” 짐을 쌌다는 저자가 ‘도자기 순례’의 출발점으로 선택한 곳은 독일 엘베강변의 도시 마이슨. 중국, 일본, 한국 등 극동지역에서만 생산하던 경질 도자기를 유럽 국가 가운데 최초로 생산하는 데 성공한, 유럽 도자기의 성지이다. 마이슨은 작센 군주이자 폴란드 왕인 아우구스트 1세(1670∼1733)에 의해 유럽의 도자기 도시가 된다.

동양 도자기 마니아였던 아우구스트 1세는 요한 프리드리히 뵈트거라는 연금술사를 데려와 감금해놓고 도자기 실험을 시켰다. 뵈트거는 두 차례 도주하기도 했지만 다시 붙들려 도자기 실험과 연구에 매달렸다. 결국 그는 우여곡절 끝에 유럽에서 처음으로 자기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그뒤 아우구스트 1세는 유럽 최초의 도자기 공장을 설립하도록 허가하는데, 이것이 그 유명한 마이슨도자기 회사이다.

이렇게 시작된 유럽 도자기 역사는 마이슨-빈-부다페스트·마이슨-폴란드·마이슨-체코로 뚜렷하게 이어지며 1910년을 기점으로 비로소 동양 도자기를 넘어서기 시작했다고 한다.

저자는 유채꽃 피는 5월, 독일 마이슨에서 시작해 오스트리아, 체코, 폴란드, 헝가리까지 5개국 15개 마을을 돌아보며 유럽 도자기의 역사를 따라간다. 그의 여정은 드레스덴, 뮌헨의 도자기 가도를 지나고 오스트리아 빈을 거쳐 우리에겐 다소 생소한 체코의 체스키크룸로프와 두비, 폴란드의 볼레스와비에츠, 헝가리의 부다페스트로 이어진다. 저자는 도자기 박물관은 물론, 도자 기술이 발달하면 함께 발전하는 타일 제조 기술도 살펴보고 타일로 장식된 츠빙거 궁전과 각종 건축물들도 둘러본다. 각 도시에서 놓칠 수 없는 볼거리, 먹을거리, 다양한 문화 체험에 대한 정보도 실어 여행자로서의 기쁨도 만끽할 수 있게 해준다. 도자기는 머릿속 지식이 아무리 많아도 한번 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지론에 따라 책에는 저자가 도자기 마을에 머물면서 애정 어린 시선으로 담아낸 다양한 도자기 사진이 가득하다. 그의 말대로 아름다운 도자기 사진은 길고 긴 설명을 넘어선다.

저자는 “유럽 도자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많지만 정작 이를 다룬 책이 한 권도 없다”고 한탄하며 이 책(도도)이 유럽 도자기에 대한 입문서 역할도 하기를 바랐다. 저자는 동유럽 도자기 기행에 이어 후속 작업으로 북유럽과 서유럽 도자기 여행서를 준비중이다. 최근 도자기 마니아들 사이에 급격하게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는 덴마크, 핀란드, 스웨덴 등 북유럽 국가들과 러시아의 도자기를 살펴 유럽 도자기 여행을 완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