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일부터 초·중·고교의 중간·기말고사와 수행평가는 학교에서 배운 범위에서만 출제된다. 또 특성화중학교, 특수목적고등학교, 자율형사립고 등의 입학전형은 초등학교와 중학교 교육과정 범위와 수준을 벗어나면 안된다. 당초 허용하지 않기로 했던 초등학교 1, 2학년의 방과후 학교 영어수업은 허용키로 했다.

교육부는 2일 오전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국무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이 통과됐다고 밝혔다.

교육계는 일단 이번 시행령 통과로 학생들의 학습 부담과 사교육비를 줄이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나타냈다. 하지만 선행학습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어 사교육 현장에서는 여전히 선행학습이 진행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특목고 입시에서도 선행 출제 금지=시행령에 따라 초·중·고교에서는 교육과정 내에서 학교 수업과 방과후 학교를 실시하게 된다. 특히 중간·기말고사나 수행평가와 같이 학교에서 내는 시험이나 교내대회에서 교육과정을 벗어난 내용을 출제할 수 없게 된다. 또 신입생을 대상으로 하는 반편성 고사는 이전 교육과정의 범위와 수준 내에서 출제해야 한다. 경시대회 실적이나 인증시험 성적, 각종 자격증 등은 입학성적에 반영할 수 없다. 논술·면접·구술고사와 같은 대학별 고사는 고등학교 교육과정의 범위와 수준 내에서만 실시해야 한다. 하지만 대학수학능력평가가 11월에 치러짐에 따라 고교 3학년에 대해서는 반복학습 등이 필요하다는 현장 건의를 받아들여 8과목 이하는 편성 규제를 풀어 사실상 선행학습을 허용토록 했다.

◆선행학습 실시땐 입학정원 감축=이번 시행령 발효로 선행 학습에 대한 처벌 규정이 강화됐다. 교육부는 학교시험에서 교과과정의 범위와 수준을 벗어난 내용을 출제한 경우 학교 운영경비를 10%내에서 삭감하거나 입학정원 10%내로 모집정지키로 했다. 또 대학이 논술, 면접 등 대학별 고사에서 고교 교육과정의 범위와 수준을 벗어난 내용을 출제하거나 평가한 경우에도 총 입학정원의 10%내에서 모집정지 조치를 내리게 된다.

◆사교육에 대한 통제 거의 없어=교육현장에서는 선행교육 규제가 공교육에만 집중돼 학원 등 사교육 현장에서의 선행학습은 그대로 진행될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내며 ‘반쪽정책’ 가능성을 제기했다. 김동석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은 “이번 법은 공교육 현장에만 국한돼 사교육에 대해서는 광고 규제 외에는 아무 것도 통제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여론조사 결과 현장 교사의 73%가 변별력을 가진 문제를 출제했을 때 교과과정에 포함되느냐 여부를 가지고 논란이 있을 수 있다고 응답했다”고 말했다.

신선종 기자 hanul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