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갤럭시 알파

삼성전자의 퀄컴 ‘독립’이 가속화되고 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공개한 갤럭시알파 일부 모델에 엑시노스5430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와 엑시노스모뎀303을 탑재했다.

특히 엑시노스모뎀303은 삼성전자가 사실상 처음 출시한 ‘모뎀칩’으로, 광대역 롱텀에볼루션 어드밴스드(LTE-A·카테고리6)를 지원한다. 그간 광대역 LTE-A를 지원하는 모뎀칩은 퀄컴 고비9x35와 인텔 XMM7260이 유일했다.

모바일 AP와 모뎀칩은 스마트폰의 핵심 부품이다. 모바일 AP는 컴퓨터의 중앙처리장치(CPU)에 해당하며 모뎀칩은 전화와 인터넷을 가능케 한다. 두 칩 모두 시스템의 작동을 담당하는 시스템 반도체의 일종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 시리즈 초창기 모델부터 자체 모바일 AP인 엑시노스 시리즈, 혹은 퀄컴의 모바일 AP인 스냅드래곤 시리즈를 출시, 국가에 따라 선별적으로 탑재해 왔다. 그러나 모뎀칩의 경우 예외 없이 퀄컴의 제품을 이용해 왔다. 내세울 만한 자체 모뎀칩 솔루션이 없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퀄컴의 ‘원칩’ 기술에 밀리며, 모바일 AP 영역에서도 자사의 제품을 사용하지 못하는 일이 많았다. 원칩 기술은 모바일 AP와 모뎀칩을 하나로 결합한 것이다. 퀄컴은 갤럭시S4 LTE-A에 사용된 스냅드래곤800에 이 같은 기술을 적용했다. 모바일 AP와 모뎀칩을 나누는 것보다 하나의 칩으로 만드는 편이 전력 효율이나 발열 방지 등에서 뛰어나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4 LTE-A에 엑시노스 대신 퀄컴의 모바일 AP만 사용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지난 6월 출시된 갤럭시S5 광대역 LTE-A도 퀄컴 모바일 AP와 퀄컴의 모뎀칩을 탑재한 제품만 출시됐다. 사실 해당 제품에 탑재된 퀄컴의 모바일 AP 스냅드래곤805는 원칩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퀄컴이 광대역 LTE-A를 지원하는 모뎀칩(고비 9x35)과 자체 모바일 AP 스냅드래곤805를 패키지로 판매해 퀄컴 버전의 갤럭시S5 광대역 LTE-A만 나왔다. 자체 모뎀칩이 없는 삼성전자가 퀄컴에 끌려다닌 꼴이 된 셈이다.

자체 모바일 AP를 사용하지 못하는 동안 삼성전자의 모바일 AP시장 점유율은 곤두박질쳤다.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 모바일 AP 점유율(매출액 기준)은 세계시장에서 2011년 10.1%, 2012년 11.1%로 성장 곡선을 이어가다 지난해에는 7.9%로 한 자릿수로 내려앉았다. 반면 퀄컴은 지난해 전년보다 10.7%포인트 증가한 53.6%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확고한 1위 자리를 굳혔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이번에 내놓은 엑시노스모뎀303을 통해 모바일 AP시장에서 제2의 도약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광대역 LTE-A를 지원하는 모뎀칩 확보로 자체 엑시노스 AP를 자사의 스마트폰에 원하는 대로 탑재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엑시노스모뎀303을 상용화함에 따라 그간 뒤처졌던 간극을 메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삼성 시스템LSI 사업부 실적 개선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

이미지 크게보기

이미지 크게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