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 1·3호 터널 혼잡통행료 위반 차량에 대한 과태료가 현 1만 원에서 최고 10만 원까지 강화되는 법적 근거가 마련돼 과태료가 크게 상향 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1일 “정부와 새누리당에서 최근 의원 입법 형태로 혼잡통행료 위반 차량에 대한 과태료를 최고 10만 원으로 정하고, 광역지방자치단체에서 범칙금 액수를 정하는 것을 주내용으로 하는 도시교통정비촉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며 “여기에 대한 의견을 구해 동의를 이미 했다”고 말했다.

현재 여야는 세월호특별법을 둘러싸고 대립하는 바람에 전혀 입법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국회가 정상화될 경우 도시교통정비촉진법 개정과 이에 따른 혼잡통행료 위반 과태료 상향 조정은 상대적으로 여야 인식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에 순조롭게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혼잡통행료 징수는 지난 1996년부터 남산 1·3호 터널에서 실시됐다. 2인 이하의 일반 승용차에는 2000원의 혼잡통행료를 징수하고 만일 이를 내지 않고 도주할 경우 1만 원의 범칙금을 부과하고 있다.

하지만 이 과태료 액수가 지나치게 낮다는 의견이 많아 이를 최고 10만 원으로 올리고자 하는 것이다. 가령 지하철 무임 승차시 과태료는 요금의 30배다. 10㎞ 이내 기본구간에서 무임 승차를 하게 되면 요금 1150원의 30배인 3만4500원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하지만 혼잡통행료 위반시에는 고작 5배에 불과한 상태다. 이 관계자는 “정부가 이러한 사정을 감안해 법 개정을 통해 최고 10만 원이라는 혼잡통행료 위반 차량 범칙금 상한선을 만들었다”며 “하지만 광역지자체가 범칙금 액수를 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어 시민들의 반발 정서를 고려해 10만 원 미만에서 최종 범칙금 액수를 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지하철 무임 승차 과태료 배율(30배)만 적용해도 6만 원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혼잡통행료 징수 부과 차량은 2115만 대다. 이중 미납 차량은 3만 대 정도다.

한편 서울시의 남산 1·3호선 혼잡통행료 징수 자체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도 적지 않다. 남산 1·3호 터널 특정구간에만 적용되는데다 경차, 승용차요일제 참여 차량 등 예외 조항이 많다 보니 실제로 서울 도심의 혼잡통행을 억제하는 효과는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