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대상 경품행사에서 경품으로 나온 외제차 등을 상습적으로 빼돌린 홈플러스 직원이 구속됐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홈플러스 경품행사를 조작해 경품 차량을 빼돌린 혐의(업무상 배임 등)로 이 회사 정모(35) 보험서비스팀 과장을 구속했다고 29일 밝혔다. 경찰은 또 같은 팀 직원 최모(32) 씨와 경품추첨 협력사 직원 손모(44) 씨, 정 씨의 친구 김모(32) 씨 등 3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정 씨와 최 씨는 지난 2012년 5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진행된 네 차례의 고객 대상 경품행사에 지인 명의로 응모한 뒤 1등으로 당첨되도록 결과를 조작했다. 이들은 경품추첨 협력사 직원인 손 씨에게 부탁해 경품행사 당첨프로그램에 ‘특정값’을 입력하는 방법으로 프로그램을 조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수법으로 이들은 BMW 2대와 K3 1대, 아우디 A4 1대 등 총 1억5000만 원 상당의 경품 차량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차량을 되팔아 각각 정 씨가 7000만 원, 최 씨가 3000만 원을 챙겼고, 김 씨 등 명의를 빌려준 지인에게 1인당 100만∼200만 원을 줬다. 다만 이들의 요구로 추첨결과를 조작해 준 손 씨는 별다른 대가를 받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손 씨가 범죄 수익금을 나눠 가지진 않았으나, 불법인 것을 알고도 범행에 가담해 입건했다”고 밝혔다.

손 씨는 경찰조사에서 “처음에는 거절했지만 정 씨 등이 거듭 요구해와서 협력사 직원 입장에서 도저히 거절할 수가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홈플러스는 ‘경품당첨 조작 의혹’이 불거지자 정 씨 등 직원 2명과 협력사 직원 손 씨, 정 씨의 친구 김 씨 등 4명을 업무방해와 업무상 배임 혐의 등으로 지난달 강남경찰서에 고소했다.

김대종 기자 bigpap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