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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사상 최초로 공소시효와 유사한 제재시효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또 금융회사 직원 직접 제재를 90% 가량 줄이고, 은행별 혁신성적 평가등급도 국민에게 전격 공개키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26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기술금융 현장 확산과 모험자본시장 육성, 보수적 금융문화 혁신 등을 골자로 하는 ‘창조금융 활성화를 위한 금융혁신 실천계획’을 보고했다.

금융위는 ‘보신주의’ 문화 타파를 위해 질서위반 행위가 종료된 지 5∼7년이 지난 금융회사 및 임직원의 경우에는 제재를 면제해 주기로 했다. 감독당국이 직원 개개인을 직접 제재해온 관행(심각한 위법행위 제외)을 폐지키로 하고 금융회사의 자체 징계에 맡기기로 했다. 또 은행별로 창조금융 활성화를 위한 혁신성적을 평가하고 평가등급을 국민들에게 전격 공개키로 했다.

특히 기술금융 역량과 신시장 개척 노력, 사회적 책임 등의 혁신 성적을 임직원 보수와 공개하는 ‘채찍’과 함께 우수은행의 경우에는 강력한 인센티브인 ‘당근’도 제공키로 했다.

모험자본 시장과 기술기반 투자 활성화를 위한 대책도 대거 도입한다. 이를 위해 오는 9월에 미래창조과학부·산업통상자원부·특허청 등 유관 부처와 범정부 전담팀을 발족하기로 했다. 연내 기술가치 평가에 기반한 투자펀드를 3000억 원 규모로 조성하고, 기존 성장 사다리펀드의 지원 역량을 기술금융 및 모험투자에 집중키로 했다.

금융위는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금융혁신위원회’를 9월 중 구성, 이행 상황을 점검해 나가기로 했다.

이처럼 금융당국이 창조금융 활성화를 위한 대책을 대거 동원하는 것은 2000년대 벤처버블 붕괴와 글로벌 금융위기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만연해진 금융권 보신주의를 해소하고 외면받아온 모험자본 시장을 살리기 위해서는 지금이 ‘골든타임’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여진다. 이에 따라 벤처붐 이후 활력을 잃은 벤처·중기 시장이 다시 살아날 수 있을지 경제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기업대출 중 중소기업 비중은 2007년만 해도 83.1%에 달했으나 올 6월에는 73.3%로 감소했으며, 같은기간 중소기업의 신용대출 비중은 50.2%에서 42.1%로 줄었다. 결과적으로 비우량 중소기업 대출 규모는 2009년 말 184조7922억 원에서 지난해 말 140조8083억 원으로 축소됐다.

금융위 관계자는 “창조금융 활성화 노력의 초기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면서 “지난해 7월 상장사 22개, 시가총액 4689억 원으로 개장한 코넥스시장은 1년 만인 지난 6월 말 기준 상장사 55개, 시가총액 1조1815억 원 규모로 급성장했고, 일평균 거래량 역시 1월만 해도 4만9000주에 불과했으나 7월에는 10만 주를 넘어섰다”고 말했다.

박양수·이관범 기자 frog7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