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24일 마무리 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는 경기 광명시 일직동 이케아 광명점 현장. 오는 12월 개점 예정인 광명점은 국내 1호점으로 향후 이케아가 추가적으로 국내에 매장을 열 때 개점 조건과 위치 등에 대한 척도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이다. 정하종 기자 maloo@munhwa.com

글로벌 가구공룡 이케아가 경기 광명시에 국내 첫 대형매장 개설을 앞두고 지역 소상공인들에게 ‘꼼수’를 부린 것으로 알려지면서 비난의 화살을 맞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 면적의 이케아매장을 종합 유통이 아닌 전문점으로 허가를 받아 의무 휴무일제 같은 국내 유통법상의 영업 규제를 피해갈 수 있도록 해 형평성 논란마저 일고 있다.

24일 오후 경기 광명시 일직동 이케아 광명점 매장 공사 현장. 이곳에서 만난 김남현 광명 소상공인단체 연합회장은 “이케아 매장이 구름다리로 하이마트와 아웃렛 등이 입점한 롯데몰과 연결될 경우 광명 소상공인과 재래시장 상인들의 큰 피해가 예상된다”며 “이케아가 롯데몰과 연결되는 구름다리 건설에 대해서는 지난 7월 상생협약 당시 의도적으로 감춘 것 같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롯데몰과 구름다리 연결 대응 방안으로 소상공인 연합회원들의 단체행동도 심각히 협의해 볼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이케아는 광명점 부지 중 일부인 2만8000㎡를 KTB자산운용에 매각하고, 이를 KTB가 롯데에 넘겼다”며 “이케아 측이 롯데에 직접 팔면 중소상인들에게 비난을 받을까 봐 중간에 KTB자산운용이라는 매개체를 넣은 것”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 345개 매장에서 연간 44조5000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이케아는 올해 말 국내 처음으로 경기 광명 역세권 일대에 약 2만6000㎡ 규모 초대형 매장을 열 예정이다. 이케아 광명점은 세계 이케아 매장 중 가장 큰 규모다. 특히 국내 대형마트 기준 3∼5배가 넘는다. 이케아 국내 매장은 유통업체로 분류되지 않아 의무휴업이나 영업시간 제한 등의 규제를 받지 않는다.

광명 소상공인들은 이케아 국내 매장이 개장하면 주변 상권이 몰락할 것이라며 반대해 왔으나 지난 7월 이케아와 매장 내 지역 업체 전시관 확보, 지역민 직원 채용 등의 상생협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판매에 거의 영향이 없는 지하 1층 주차장을 전시관으로 배정해 ‘생색내기 상생’에 그칠 우려가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케아가 처음부터 소상공인 배려보다는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면피용’으로 공간 배정을 했다는 게 관련 업계의 분석이다. 광명지역에서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한 업체 대표는 “이케아 매장은 가구뿐만 아니라 접시, 수저, 조명기구 등 대다수 생활용품을 판매하기 때문에 주변 중소상인들의 피해가 매우 클 것”이라며 “여기에 아웃렛, 하이마트를 갖춘 롯데몰과 구름다리로 연결하면 지역 업체는 고사할 수 있다”고 반발했다.

광명 = 박민철·노기섭 기자 mindo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