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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김수창(52) 전 제주지검장을 공연음란 혐의로 재판에 넘겨야 한다는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넘길 예정인 가운데, 김 전 지검장이 공공연한 장소에서 음란행위를 한 이유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김 전 지검장이 왕복 7차선 대로변 등에서 5차례에 걸쳐 음란행위를 한 것을 두고, 성도착증(성적 행동 중 변태적인 이상습성)이 의심된다는 분석을 내놨다. 제주지방의 최고위직인 김 전 지검장이 범죄 행위 발각 시 사회적 파장이 예상되는데도 이 같은 행동을 한 것은, 성적 욕구를 조절하기 힘든 상태에 이르렀거나, 누적된 스트레스가 비정상적인 행동으로 표출된 결과라는 분석인 것이다.

이수정(범죄심리학) 경기대 교수는 22일 문화일보와 통화에서 “범죄행위 발각 시 지검장이라는 직위로 인해 일반 사람들보다 더 큰 사회적 파장이 예상되는데도 도착적인 수준의 강한 성적 욕구 때문에 수차례 음란행위를 한 것으로 보인다”며 “음란행위에 필요한 물건으로 보이는 소지품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미뤄 일시적으로 충동 조절이 어려운 상태가 나타난 것이 아니라, 장기간 이 같은 상태가 지속된 것 아니냐는 의심을 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통상 이런 행동은 젊은 시절보다는, 중년이 돼 스트레스가 쌓이는 영향 등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며 “지검장이라는 직위 때문에 적시에 병원에 가서 이상 행동에 대한 치료를 받지 못한 것 아니냐는 판단이 든다”고 분석했다.

김 전 지검장의 행동은 분명 비정상적인 행동이지만, 섣불리 정신질환 유무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왔다.

권준수(정신건강의학) 서울대 교수는 “김 전 지검장의 경우 사람들에게 자신의 성기를 노출하고 사람들이 봐줘야만 쾌락을 느끼는 전형적인 ‘노출증 환자’의 모습을 보였다고 하기는 힘들다”며 “이번 일만을 가지고 그의 정신질환 유무를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검사라는 신분 때문에 낮시간 등 평소에는 욕구를 억누르고 지내왔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런 점들이 쌓이고 쌓여 야간 시간대에 일시적으로 이성을 잃고 비정상적 행동을 했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손기은·강승현 기자 s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