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SK텔레콤이 출시한 ‘스마트 미러링’(왼쪽). 구글 ‘크롬캐스트’(가운데). CJ헬로비전이 최근 출시한 ‘티빙스틱’(오른쪽).

‘스마트폰 화면은 좁다.’

스마트폰에서 소비할 수 있는 각종 콘텐츠가 늘어나면서 모바일 유료방송 사업자는 물론 구글, 이동통신사 등 기존 모바일 사업 중심 업체들이 오버 더 톱(OTT) 기기를 잇달아 출시하며 TV로 돌진하고 있다.

특히 업계에서는 대화면의 TV를 이용하면 기존 모바일상에서 즐기기 어려웠던 게임이나 쇼핑 등 다양한 콘텐츠를 추가로 서비스할 수 있어 향후 모바일 업체들의 OTT 기기 출시가 잇따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CJ헬로비전은 최근 스마트폰 기반 유료 방송 서비스 티빙을 TV에서도 이용할 수 있는 OTT 기기 티빙스틱을 출시했다. 티빙스틱은 스마트폰에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은 뒤 TV 등 대형 고화질 디스플레이 장치의 HDMI 단자에 꽂기만 하면 이용이 가능하다. 티빙의 스마트폰 콘텐츠를 와이파이를 통해 TV로 연결하는 중개 원리인 ‘캐스팅’ 방식으로, TV로 영상 콘텐츠를 즐기면서 스마트폰으로 메시지 전송 등 다른 작업이 가능하다. 영화와 방송 주문형비디오(VOD) 5만 편, 케이블 및 종합편성·보도전문채널 150여 개가 주 콘텐츠다.

지난 5월 SK텔레콤이 출시한 스마트 미러링과 흡사한 미러링 기능도 지원한다. 미러링은 와이파이를 통해 영상뿐 아니라 사진 등 스마트폰의 모든 콘텐츠를 거울처럼 대형 TV 화면으로 옮겨 볼 수 있는 기술이다. 단순히 스마트폰 화면을 TV로 전송하는 기술이기 때문에 캐스팅과 달리 스마트폰에서 다른 작업은 불가능하다. 대신 미러링 기술을 이용하면 캐스팅 방식으로는 저작권 문제로 인해 이용이 불가능한 지상파 방송을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화질은 좀 떨어지는 편이다.

최근 국내 시장에 출시된 구글의 크롬캐스트도 캐스팅과 미러링 서비스를 모두 갖춘 OTT 기기다. 크롬캐스트는 처음 국내 출시 당시 캐스팅 기능만 갖췄다가 최근 미러링 기능도 추가했다. 국내에서는 티빙과 SK플래닛의 호핀 등이 콘텐츠 제공자로 참여했다. 다만 티빙에 한해서는 전용 기기 티빙스틱을 이용하는 것이 고화질로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유리하다.

CJ헬로비전 관계자는 “티빙 서비스에 한해 티빙스틱이 더 화질이 좋다”면서 “티빙스틱은 티빙에 최적화돼 풀고화질(HD) 콘텐츠를 그대로 출력할 수 있는 반면 크롬캐스트의 티빙 영상은 HD급 화질”이라고 전했다.

모바일 중심 업체들이 이처럼 TV로 진출하는 이유는 TV의 대화면을 활용하면 더 다양한 콘텐츠의 이용을 촉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TV 홈쇼핑 방송 등은 화면이 작은 스마트폰보다 큰 TV 화면으로 보는 게 상품을 더 자세히 관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게임도 화면이 작은 스마트폰 보다는 TV의 대화면을 이용하면 더 박진감 넘치는 플레이가 가능하다. 업계에서 모바일과 TV를 연결하는 OTT 기기의 출시가 줄을 이을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OTT 기기가 모바일과 TV를 연결하는 핵심 플랫폼이 될 것”이라며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 모바일 업체들에 TV의 대화면은 스마트폰 화면을 뛰어넘는 콘텐츠가 가능한 새로운 영역”이라고 말했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

OTT(Over The Top)서비스 = 기존 통신 및 방송 사업자와 더불어 제3사업자들이 인터넷을 통해 드라마나 영화 등의 다양한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