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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 장군의 명량대첩을 다룬 ‘명량’이 한국 영화사를 다시 쓰고있는 가운데 ‘명량’의 투자 및 배급을 맡은 CJ그룹의 문화산업 투자가 재계 안팎에서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이재현(사진) CJ그룹 회장이 지난 20년간 영화, 음악 등 문화산업 투자를 진두지휘해왔다는 점에서 이 회장의 문화산업 투지가 다시 조명을 받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명량은 17일 누적관객 1462만 명으로, 외화 ‘아바타’(1362만 명)의 기록을 깨고 역대 최고 흥행영화의 반열에 올랐다. 한국영화로도 첫 1000억 원 매출을 돌파했다.

영상업계 관계자는 “매출이 10억 원 늘어날 때 창출되는 고용자 수인 고용유발계수가 문화산업은 12.0명으로 자동차산업 7. 2명, 반도체의 4.9명과 견줘 매우 높지만 선뜻 투자하기 어려운 이유는 적자를 오랫동안 감내해야 하고 불확실성도 적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명량과 함께 앞서 지난해 중국내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며 350억 원의 매출을 거둔 ‘이별계약’, 전 세계 26개국에서 개봉한 ‘설국열차’란 빅히트 작이 모두 CJ 작품이란 점에 눈길이 쏠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영화산업계나 재계에서는 내로라하는 대기업들도 모두 손을 뗐던 영화배급 및 비디오 등 재판매시장에서 침체기를 버텨가며 투자해 온 이 회장의 의지에 높은 점수를 주는 분위기다.

재계 관계자는 “CJ는 모든 기업들이 철수한 영화산업에서 1조5000억 원 이상을 투자해 왔다”며 “‘최소한 20년 이상 중국을 앞설 산업은 엔터테인먼트와 미디어 밖에 없다’ ‘문화산업화를 통해 국가경제에 기여해야 한다’는 소신을 피력해온 이가 이 회장”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 회장은 지난 2010년 7월 서울 마포구 상암동 CJE&M 개관때 “문화산업이 철강, 조선, 반도체를 이어 우리 경제를 주도해야 한다”며 “제조업보다 고용창출 효과가 2배 이상 높아 청년실업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CJ그룹 관계자는 “1997년 외환위기, 적자 누적, 편향성 논란 등으로 영화산업을 그룹 차원에서 접을 뻔한 위기가 여러차례 있었지만 이 회장의 의지 덕분에 지속할 수 있었다”면서 “영화 명량의 흥행과, 건강이 극도로 좋지 않은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 회장을 동시에 보면서 그룹 임직원들이 안타까워할 수밖에 없는 데는 이런 배경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한편 이 회장은 지난 14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살아서 제가 시작한 CJ의 문화사업을 포함한 미완성 사업을 완성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민종 기자 horiz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