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지도층의 자녀가 연관된 병영문제나 군내 사건사고일수록 보다 투명하고 신속하게 공개해야 한다.”

육군 6사단에 근무중인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장남 남모(23) 상병의 폭행 및 가혹행위 사건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이렇게 목소리를 높였다. 하정열(예비역 육군소장) 한국안보통일연구원장은 18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사회지도층일수록 자제들을 최전방 부대에 보내는 것뿐만 아니라 모범적인 군 생활을 하게 해야 군과 사회 모두의 신뢰를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른바 ‘노블레스 오블리주’(지도층 인사에게 요구되는 높은 수준의 도덕적 의무) 실천의 강도가 더 높아졌다는 의미다.

군 안팎에서는 남 지사의 장남이 연루된 이번 사건을 군이 미리 알고도 뒤늦게 공개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육군은 지난 7일 제2탄약창 가혹행위 사건을 언론에 공개하면서 이번 사건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번 사건이 부대 인근 지역 언론에 먼저 보도돼 알려지지 않았더라면 공개되지 못했을 것이란 주장도 있다. 이에 따라 군이 지연 공개 혹은 은폐 시도 여부를 가리기 위해 특별감찰에 나설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날 군 관계자에 따르면 남 상병은 지난 4월 초부터 이달 초까지 행동이 느려 훈련과 업무를 제대로 못 한다는 이유로 수 차례에 걸쳐 후임 A 일병의 턱과 배를 주먹으로 때린 혐의로 입건돼 조사를 받고 있다. 남 상병은 또 7월 중순부터 최근까지 다른 B 일병을 뒤에서 껴안거나 바지 지퍼 부위를 손등으로 치는 등 성추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육군이 28사단 윤모 일병 폭행사망 사건이 발생한 후 전 부대에 대한 가혹 행위 여부 전수 설문조사를 하면서 드러났다. 남 상병은 지난 13일 입건돼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 상병은 폭행 혐의는 인정했지만 성추행 혐의에 대해선 “장난이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