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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피부 / 미나토 지히로 지음, 김경주·이종욱옮김 / 논형
피부는 인간의 표면이고, 본질은 그 속 깊은 곳에 감추어져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많다. 여기서 피부는 비(非)본질적이다. 하지만 미나토 지히로는 ‘피부가 곧 본질’이라 말한다. 인간은 피부를 통해 사물과 가장 먼저 교감하고, 피부를 통해 상대에 대한 많은 것을 파악한다. 따지고 보면 피부는 인류를 나누는 기준이 되기도 하고, 피부로 느껴지는 것을 통해 사회를 배우고, 피부와 도구의 만남을 통해 예술을 행한다. 이 때문에 저자는 ‘생각하는 피부’에서 의학, 인류학, 정신분석학, 사회학, 예술과 제 과학을 횡단하면서 피부가 지성과 감성을 종합하는 사유의 기회를 제공한다고 이야기한다. 아울러 저자는 현대인들의 ‘손의 퇴화’에 주목한다. 터치 하나로 모든 것을 이루는 정보통신 사회에서 진화하고 있는 것은 스크린과 그것을 떠받치는 수많은 기술이지, 인간의 손이나 촉각은 아니라는 것이다. 결국 인간의 몸 전체를 감싸고 있는 피부는 인간을 편하게 하는 유사 이래 최고의 기술력을 가진 시대에 오히려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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